지난 2001~2004년 중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4.8% 수준으로 90년대의 6.1%에 서 큰 폭 떨어진 것으로 한국은행 분석결과 나타났다. 더구나 한은은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정부와 민간의 노력이 미흡할 경우 올해부터 10년간 잠재성장률이 4%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낙관하더라도 5.2% 선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마디로 우리 경제의 체력이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는 얘기이고 보면 저성장 고착화(固着化)를 무엇보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우리 경제의 개방에 따른 글로벌 경쟁 심화,산업구조의 급속한 변화,자본 및 노동생산성 하락 등으로 과거와 같은 고도 성장을 지속해나가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 몇 년째 잠재성장률에도 크게 못미칠 정도로 우리 경제가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2003년 3.1%, 2004년 4.6%에 이어 올해 상반기 3%대로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 이처럼 경제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주된 이유가 민간 투자와 소비부진에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기업설비투자는 지난 4년 동안 연평균 0.3% 증가에 그쳤을 정도로 위축돼있고 소비도 도무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올들어 유가 폭등에 따른 에너지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이런 문제점들이 하루빨리 개선되지 않으면 잠재성장률의 추가 하락까지 우려된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이 경우 고용사정 악화,소비여력 위축,투자 부진이 되풀이되면서 저성장의 악순환에 빠져들 가능성도 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투자활성화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투자를 늘려야 고용과 소득을 증대시키고,소비증가와 투자로 이어지는 경기회복의 선순환(善循環) 구조를 복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수도권 규제나 출자총액제한 등 불합리한 규제 철폐는 물론,투자 인센티브 제공 및 절차간소화 등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경제의 체질강화를 위한 여성 및 고령인구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연구개발 강화,소재부품산업 기반 확충,지식서비스산업 육성 등을 위한 대책마련도 서둘러야 할 과제다. 당장 경기를 안정시키고 성장잠재력이 더 이상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재정정책을 보다 선제적(先制的)으로 운용하는 등 단기 대책도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