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안기부(현 국가정보원)의 불법 도청사건인 이른바 'X파일'에서 삼성측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것으로 언급된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김상희 법무부 차관이 폭로 내용과 관련해 사의를 표명하는 등 검찰 안팎에 X파일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김상희 차관은 18일 오후 한명관 법무부 공보관을 통해 '일신상의 이유'로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오후 '사퇴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내고,"1997년 9월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떡값을 전달했다고 본인의 이름을 거론한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어떤 명목으로든 돈을 받은 적이 없어 억울하지만 이름이 거론된 데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사표를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홍 전 회장은 김 차관의 고종 6촌 형이다. 이에 따라 노 의원이 거론한 나머지 6명의 전·현직 고위 검찰 간부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김 차관 외 고검장급인 A씨와 전 법무부 장관인 B·C씨,전 서울지검장 D씨,서울지검 차장검사 E씨,서울고검 차장검사 F씨 등이 떡값을 받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앞서 이날 오전 노 의원은 X파일 사건과 관련,삼성측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것으로 언급됐던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e메일과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한편 X파일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은 재미교포 박인회씨(구속)가 이상호 MBC 기자로부터 1000달러(100만원 상당)를 제공받은 정황을 잡고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이 기자는 자료를 제공받는 과정에서 1만달러(1000만원 상당)를 추가로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씨는 또 99년 9월께 안기부 전 미림팀장 공운영씨(구속)에게서 도청 자료를 건네받은 뒤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을 찾아가 현금 5억원이 안 될 경우 200억원 정도의 건설공사 하도급을 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미국에서 폐기물처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