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이 주변 생태환경과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합니다. 목적과 기능에 맞는 조명을 설치해야 에너지 낭비를 막고 빛으로 인한 공해를 줄일 수 있어요." 서울시 구청의 한 공무원이 사비를 들여 서울시의 조명 현황을 분석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 연구서를 펴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영등포구청의 이명기 도로점용팀장(49·전기 6급). 이 팀장은 20년간의 도로 조명 업무 경험과 개인적 연구를 바탕으로 최근 '서울의 밤 재탄생-조명,통제 효율적 관리 연구'를 발간했다. 그는 이 연구서에서 "도로 조명은 위로 올라가는 빛은 차단하고 도로면에 빛을 집중시켜야 하는데 서울의 도로 조명은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아 빛이 사방으로 분산되고 있다"며 "특히 도로면은 어둡고 하늘은 뿌옇게 만들어 운전자의 안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는 낮은 소비 전력으로 높은 밝기를 유지하는 '고효율 등기구'를 사용하고 상업성 조명의 설치 규제,점등 시간 제한 등의 통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시 가로등 15만180개 가운데 200~400W의 일반 등기구 12만201개를 고효율 등기구로 교체할 경우 전기요금을 45억원 정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과다한 인공 조명으로 인한 생태계 훼손과 공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조명은 단순히 불을 밝히는 도구가 아닌 한 도시에 예술성을 부여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