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유망기업] 부산 기업들도 블루오션 개척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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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 삼덕통상 등 부산지역 대표 기업들이 블루오션(Blue Ocean·경쟁이 없는 시장) 개척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들 기업은 북한 중국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서는가 하면 전문 분야의 사업을 확장하거나 해외 합작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또 일괄생산 시스템을 구축,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상품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문상화 부산상의 경제사업국장은 "국내외 기업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이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며 "성공 여부는 상품의 경쟁력과 신시장 개척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신시장 개척에 힘을 쏟는 대표적인 업체는 세정.'인디안' 브랜드로 잘 알려진 이 업체는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뒤 올 들어 11개 직영매장을 개설,중국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 연말까지 30개,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오는 2008년까지 100개의 매장을 개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 연말까지 중국 칭다오에 4만6000평 규모의 단지를 개발해 2만평은 늘어나는 세정 악기공장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봉제 공단을 조성,국내 기업들에 임대할 계획이다.
세정 관계자는 "중국 중산층을 상대로 마케팅에 나서는 동시에 원가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중국에서 생산,세계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발 제조회사인 삼덕통상은 개성공단 시범단지에 2900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통일 웰빙' 신발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 문창섭 사장은 "남한의 기술력과 자본에다 북한의 풍부한 노동력이 조화돼 경쟁력이 높다"며 "국내 시판에 이어 북한과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덕통상은 경남정보대 동서대와 함께 개성 공단에 신발 연구소를 설립,북한 기술자들의 기술력을 한 단계 높임으로써 품질 향상을 도모할 계획이다.
전문 분야를 파고드는 동시에 사업 영역을 넓혀 회사를 키워가는 곳도 늘고 있다.
관이음쇠(피팅) 제조업체였던 태광은 반도체 및 TFT-LCD 클린 피팅과 밸브 개발로 사업 영역을 확대,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반도체 관련제품 개발 당시만 해도 중소기업이 200억원이나 되는 거액의 개발비를 투자,다소 무모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으나 제품 개발에 성공해 현재 효자 상품으로 뜨고 있다.
반도체부문 매출이 지난해 170억원이었으나 미국 수출 등에 힘입어 올해 35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치솟는 유가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울상인 가운데 금속단조업체인 태웅과 선박용 부품생산업체인 현진소재는 오히려 호기를 맞고 있다.
태웅은 고유가로 풍력발전소 건설 붐이 일 것으로 미리 예측해 개발해 둔 메인샤프트 등 풍력 발전용 핵심부품 매출이 늘어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미국 스페인 인도 등으로부터 주문량이 늘면서 올해 매출 목표를 2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현진소재도 62억원을 들여 풍력발전용 부품인 윈드밀 샤프트 개발에 성공,최근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에 20억원어치를 수출한 데 이어 60억원을 추가로 내보내기로 하는 등 신사업 진출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밀가루 및 배합사료 제조업체인 영남제분은 건강보조식품 쪽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단백질과 비타민이 함유된 밀배아(밀눈)를 활용한 '배아유'와 '배아식품''배아차' 등을 개발,오는 9월 시판을 앞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밀배아 제품은 천연 비타민인 토코페롤과 생리활성 물질인 옥타코사놀,필수 지방산인 리놀레산이 함유돼 과자 국수 차 등의 원료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자화폐 회사인 마이비와 가스용기 제작 회사인 엔케이는 해외 합작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마이비는 미국 이스마트테크놀로지사로부터 1500억원의 외자를 유치,공동으로 올 하반기 부산에서 세계 최초로 생체(지문) 인식 스마트 카드인 '슈퍼 스마트카드'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생체 카드는 지문이 입력돼 본인 외 사용이 불가능해 안전성이 매우 뛰어난 시스템이다.
마이비는 내년부터 중국과 싱가포르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엔케이는 360억원을 투자키로 한 미국 MSC사와 한·미 합작법인인 NKCF를 설립,연내 부산과학산업단지 2만평에 공장을 세우고 공동 사업에 나선다.
MSC가 대주주로 있는 CF사의 기술 지원을 받아 부가가치가 높은 천연 가스용 점보 실린더를 생산,국내외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밖에 조광페인트 천년약속 포렐테크놀로지 등은 틈새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조광페인트는 대형 페인트회사들의 공세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생존 전략으로 국내 처음으로 영하 30도에서도 작업이 가능한 냉장·냉동 창고 전용 페인트를 개발,시판했다.
천년약속도 웰빙 바람을 타고 대선주조와 함께 '부산 술'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약주 시장을 공략,지난해 3억원에 그쳤던 월 매출을 올 들어 5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등 성공을 거두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