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최근 북한 개성공단 직통전화 연결을 위해 논란끝에 미 상무부에 전송장비 등 반출품목의 관계법 저촉 여부에 대한 승인을 공식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미국은 그간 전략물자 반출에 매우 엄격한 태도로 일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여서 상황에 따라서는 최근의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한미관계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KT는 지난달말 개성공단 전화연결을 위해 현지에 설치될 전송장비 7개 전략물자 품목이 미국의 수출통제규정(EAR)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미 상무부에 심사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북한측과의 각종 물자교류를 해오는 과정에서 미 상무부에 승인심사를 공식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상무부측은 이르면 이달말께 KT에 결과를 정식 통보할 계획이다. 이번 심사결과는 특히 최근 진행되고 있는 남북 교류협력에 대한 미국의 정치적 판단과 고려도 상당부분 작용할 전망이어서 남북한간의 교류 및 한미관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이와 관련, 낙관론과 회의론이 교차하는 가운데 미국이 앞서 천명한대로 전략물자 반출에 엄격한 입장을 고수,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개성공단 사업 자체가 심각한 차질을 빚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정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KT가 개성공단의 통신연결을 위해 7개 품목이 미국의 EAR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미 상무부에 문건형태로 심사를 요청했다"며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다음달 중순께 직접 통화가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개성공단안에 이미 네트워크와 설비 등이 상당부분 갖춰져 있는 만큼 7개 품목의 반출 승인이 나면 곧바로 직통전화 연결작업에 착수할 수 있을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KT가 미 상무부측이 심사를 요청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르면 이달말쯤 심사결과를 통보해주기로 했다면서 현재로선 낙관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이 지난 7월 전략물자 반출에 매우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것임을 천명한 데다 최근의 남북 교류확대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분명치 않아 결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KT는 지난 5월 북한 조선체신회사측과 개성공단 통신 부속합의서를 체결, 이달 31일 전화ㆍ팩스의 개통을 목표로 공사를 벌여왔으나 전략물자 반출문제로 고심을 거듭해 왔다. KT와 조선체신회사는 지난 3월25일 개성공단 통신요금을 분당 40센트로 책정하 는 등의 내용이 담긴 개성공단 통신 부속합의서를 체결하고 지난 4월 공사에 착수했었다. ▲용어설명: 미국의 수출통제규정(EAR.Export Administration Regulation) 미국은 잠재적 적성국가나 테러 후원국 등에 첨단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산 기술(성분) 등이 10% 이상 차지하는 전략물자를 해당국가로 수출할 경우 반드시 자국의 승인을 얻도록 하고 있다. 상무부는 특히 최근 들어 고조되고 있는 테러 위협에 강경 대처키 위해 테러국가 등 적성국가에 대한 전략물자 반출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권용기자 kk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