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문희상(文喜相) 의장은 12일 정치권 일각의 국가정보원 해체론에 대해 "세계는 무한 정보경쟁 시대인데 빈대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우자는 것과 똑같은 말"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정원 기조실장 출신인 문 의장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에서 "한 국가의 정보기관에 대해 정치권이든 언론이든 무분별하게 다루지 않았으면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국정원에 대한 각종 정보를 언론에 공개한 일부 정치인들을 겨냥해 "입만 열면 안보를 강조하던 사람들이 정보기관의 예산과 운영방식에 대해 송두리째 공개하려고 파헤치고 있다"며 "언론에 올리기 위해 힘쓰지 말고 국회 정보위원회를 통해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언론에 대해서도 "우리 정보기관의 어떤 것이든 끄집어 내면 바로 다른 국가의 정보기관에게 유용한 정보가 된다"며 "요즘 언론의 국정원 관련 기사를 탐독하고 있는 곳은 아마 다른 국가의 정보기관일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특히 국정원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는 한편 불법도청 파문 이후 국정원 내부 동요 조짐을 감안한 듯 동료애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국정원은 기관의 특성상 잘못한 일은 낱낱이 국민에게 알려지지만, 잘 한일은 감춰지게 된다"며 "수천명의 국정원 직원이 X파일과 전혀 상관없는 자신들의 영역에서 오로지 국가의 이익을 위해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영화 `분노의 역류'에 등장하는 `you go, we go'(네가 죽으면 우리도 같이 죽는다)는 영화 대사를 소개하면서 "소방관이 불구덩이로 떨어지기 직전의 동료에게 동료애를 보여준 장면의 감동이 아직도 머리 속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