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잊어주세요.


앞으로는 달라질테니까요."


증시가 2분기 어닝시즌의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성적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하지만 시원찮은 성적을 내고서도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니는 종목이 있다.


지금까지는 몸을 푸는 과정이었고,진짜 실력은 이제부터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어서다.


이들은 계절적 요인이나 업종의 특성에 따라,혹은 경기의 부침에 따라 3분기부터는 실적이 비약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좋은 실적이 기대되는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은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 종목들은 오히려 주가가 하락할 경우 선취매 기회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거래소기업들


삼성SDI는 지난달 26일 2분기 매출이 1조838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7% 줄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347억원으로 무려 88.2%나 감소했다.


그러나 주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후에는 오히려 상승세를 탔다.


하반기에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증권사들도 2분기 실적이 바닥이라며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삼성SDI처럼 2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내고도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는 기업들이 많다.


LG생명과학도 올해 상반기에 예상을 뒤엎고 적자를 냈다.


매출도 전년동기에 비해 5.4%나 줄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2분기 실적부진은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니라는 분석을 내놨다.


기술이전 계약이 지연됐고 개발 관련 비용이 많이 투입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하반기에는 성장호르몬의 미국 판권 계약 성사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다며 '매수' 추천했다.


LG생명과학은 최근 주가가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한진해운SKC도 지난 실적보다는 하반기 전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진해운은 3분기부터 유류 할증제를 통해 2분기 실적악화의 주 원인인 유가 상승분을 전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2분기에 경상적자를 낸 SKC는 오히려 지금이 매수적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반기 실적이 좋아지면서 지난해 실적부진으로 하지 못했던 배당을 올해는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밖에 농심 제일기회 LG화학 등도 하반기에 실적이 크게 좋아지는 기업으로 증권사들로부터 매수 추천을 받고 있다.


◆코스닥기업들


LG마이크론은 최근 양호한 7월 실적을 발표해 하반기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현실화시켰다.


이 회사는 그동안 월별 매출액이 지난 1월이후 5개월 연속 감소했으나 7월에 처음으로 상승 반전했다.


삼성증권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7월 매출실적과 점차 개선되고 있는 디스플레이 업황을 고려할 때 LG마이크론의 분기별 이익은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부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며 "특히 PDP부문의 실적 개선은 예상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엔터기술도 2분기에 미국 수출물량 공급이 늦어지면서 저조한 실적을 냈으나 하반기에는 강력한 실적모멘텀이 기대된다.


수출 물꼬가 트이면 연말로 갈수록 급속한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


아시아나항공은 파업으로 인해 3분기에 상당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워낙 전망이 좋아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파업으로 인해 올해 영업실적은 하향조정될 전망이지만 중장기 측면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매수' 추천했다.


이 밖에 토필드 손오공 CJ엔터테인먼트 엔스엔유프리시젼 소디프신소재 등도 2분기에는 실망스런 성적을 냈지만 하반기에는 이를 단숨에 만회할 수 있는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