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라이더 신화'는 끝났는가.


PC방에서 줄곧 선두를 지켜 '국민 게임'이라 불리기도 했던 넥슨의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가 PC방에서 점유율이 대폭 하락,3위까지 밀려났다.


9일 PC방 게임 순위 조사업체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8월 첫째주(2∼8일) 카트라이더의 PC방 점유율은 12.1%에 그쳤다.


15.9%였던 6월 마지막주에 비하면 한 달 새 4%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지난달 27일부터 8월2일까지 플레이포럼이 1202개 PC방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점유율이 9.6%까지 떨어져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한자릿수를 기록했다.


카트라이더는 넥슨이 개발해 지난해 7월부터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으로 서비스 개시 5개월 만에 PC방을 평정하며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10월 셋째주 13.1%의 점유율(게임트릭스 기준)로 1위에 오른 뒤 올 6월까지 한 차례도 1위를 내주지 않고 '지존'의 자리를 지켰다.


그런데 6월 말부터 달라졌다.


6월 마지막주 14.6%로 네오위즈의 '스페셜포스'(16.2%)에 PC방 1위를 내준 뒤 점유율이 수직으로 떨어지고 있다.


7월 첫째주에는 '스타크래프트'에도 밀려 3위로 추락했다.


하락세가 6주째 지속되면서 1,2위와의 간격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카트라이더의 부진에는 PC방들의 모임인 인터넷PC문화협회(인문협)와의 갈등이 변수로 작용했다.


넥슨의 새로운 과금체계에 인문협이 반발하면서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졌다.


국내 PC방의 92% 이상이 넥슨의 새 과금체계에 따라 계약을 맺었다고 하나 많은 PC방들이 카트라이더 고객에겐 요금을 더 받는 등의 편법을 쓰고 있어 학생 사용자들이 줄었다.


따지고 보면 카트라이더의 부진은 인문협과의 마찰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3월 초에 시작됐다.


카트라이더의 PC방 점유율은 2월 셋째주 18.8%로 최고치에 달한 뒤 계속 떨어졌다.


당시 최대 22만명이나 됐던 동시접속자수도 최근에는 15만명 이하로 줄었다.


게임업계에서는 카트라이더의 약점으로 커뮤니티 기능 부족을 꼽는다.


게이머들이 끼리끼리 방을 만들어 어울려야 재미가 더해지는데 카트라이더엔 이런 기능이 약하다는 것.한 게이머는 카트라이더 게시판에 '카트라이더엔 지지고 볶고 노는 재미가 없다'는 글을 올렸다.


캐주얼게임 한계론도 거론된다.


단순한 동작을 익히기만 하면 게임이 쉬워져 질리게 마련이라는 것.포트리스나 팡야의 인기가 예상보다 빨리 수그러든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넥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여름방학 고객을 잡기 위해 최근 대규모 업데이트를 했기 때문에 곧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