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무 43년전 미국 민박집 여주인과 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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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61)이 지난 5일 서울 소피텔앰배서더호텔에서 43년 동안 가슴속에 간직해왔던 반가운 손님을 맞았다.
반 장관은 충주고 재학 중이던 1962년 미국 방문 때 머물렀던 민박집 주인 패터슨 여사(88)와 눈이 마주치자 서로 끌어안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도대체 이게 얼마만입니까? 조금도 변하지 않으셨군요."(반 장관)
"장관께선 당시 열여덟살 학생이었지요?"(패터슨 여사)
패터슨 여사는 반 장관의 초청으로 이날 오후 딸 메리베스(고교 음악교사ㆍ56)와 함께 서울에 왔다.
거동이 불편한 데도 반 장관의 초청에 흔쾌히 한국을 찾았다는 그는 까까머리 학생이 세계 11위 경제대국의 외교장관으로 변신한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연신 울먹였다.
반 장관은 고3 때 타 학교 학생 3명과 함께 미 적십자사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백악관에서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는 등 워싱턴 일정을 마친 반 장관은 샌프란시스코 패터슨 여사댁에서 한 달간 민박하며 정을 쌓았다.
"그동안 신세를 갚지 못해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 40여년 동안 패터슨 여사와 편지를 교환하며 인연을 이어온 반 장관은 지난 2월 방미 중 패터슨 여사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에 와줄 것을 요청했다.
패터슨 여사는 6일 경복궁과 민속박물관을 둘러보고 오후에는 반 장관 내외와 함께 삼성미술관을 관람했다.
이어 7일에는 오두산 통일전망대를,8일에는 외교부 청사로 반 장관을 예방하고 시내 관광을 했다.
패터슨 여사는 9일 유순택 장관 부인과 함께 제주도에 가 휴식을 취한 뒤 오는 11일 귀국할 예정이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