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제4차 북핵 6자회담에서 참가국들이 공동성명 채택에 최종 합의하지 못하고 일단 3주가량 휴회한 뒤 오는 29일 주에 속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8일부터 이에 대비한 후속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정동영(鄭東泳)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 겸 통일부 장관 주재로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어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로부터 끝내 휴회에 이르게 된 지난 13일간의 4차 회담 경과 및 교섭과정에 관해 보고를 받은 뒤 이에 대한 평가와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이번 4차 회담이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일단 북미 양국을 비롯한 6개국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에 원칙적으로 의견을 모았을 뿐아니라, 북미와 남북, 한미를 비롯해 다각적인 양자협의가 회담 기간내내 집중적으로 진행되면서 서로의 입장을 분명하게 확인했다는 점을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특히 우리의 주도로 4일 남.북.미 3자 협의가 처음으로 성사되는 등 우리 정부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중재역할이 6자회담 장에서 공인된 점을 평가하고 휴회 기간에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또 이번 휴회기간에 미국과 북한내 강경파들이 `6자회담 무용론'을 제기하며 회담 비관론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는 만큼, 그 같은 가능성을 적극 차단해 나가는 방안에 관해서도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14∼17일 8.15 60주년 서울 민족대축전에 참가할 김기남 로동당 중앙위 비서의 방한시 북한의 전략적 결단을 설득할 것으로 보이며, 이 밖에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일.중.러 등 다른 참가국들과도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특히 정부는 평화적 핵이용권 보유, 그 중에서도 함남 금호지구의 경수로 사업이 지속돼야 한다는 북한의 입장이 이번 회담의 최대 난제로 부각됨에 따라, 이 문제를 지혜롭게 풀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7일 숙소인 베이징 시내 국제구락부(세인트레지스호텔)에서 "북한은 평화적 핵에너지 이용권을 보유하고자 했고 경수로를 고집해 공동문서에 담기를 원했다"며 "그러나 경수로 문제는 우리의 의제에 올라와 있지 않았고 다른 참가국들은 경수로의 의제화를 원하지 않았으며 그래서 북한은 다른 참가국들과 괴리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송 차관보를 비롯한 우리측 6자회담 대표단은 7일 오후 아시아나 항공편 등을 이용해 모두 귀국했다.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duckw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