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조종사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에 '상도(商道)'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아시아나는 파업으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대한항공이 화물 운송에 큰 도움을 주지 않는 등 항공업계의 상도를 벗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파업으로 긴급한 수출물량 수송을 위해 일부러 3~4차례 특별기를 투입,아시아나 물량을 하루 100t가량 운송해 주었는데도 상도 운운하는 것은 배은망덕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처럼 양 항공사 간 틈이 벌어진 것은 아시아나가 지난 7월31일 처음 취항한 시카고노선은 유지하는 대신 LA노선을 줄이면서부터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LA노선을 주 12회에서 7회로 감편했다"며 "신규 취항은 고객과의 약속인 데다 인력 운용면에서 부담이 덜한 시카고 노선을 유지키로 결정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측은 아시아나가 예약률 100%에 달하는 LA노선을 감편,기존 예약 승객들에게 큰 불편을 끼치면서까지 시카고노선을 살린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조종사 부족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가 조종사 근무 주기가 LA노선(2박3일)에 비해 긴 시카고노선(3박4일)을 굳이 고집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양측은 아시아나 파업에 따른 화물업무 협조문제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t당 운송비가 2600원인데 대한항공은 파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의 주력 화물대리점에 t당 3200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예약된 화물은 운송비를 할인해주지만 갑작스럽게 들어오는 물량은 정상 요금을 받는다"고 해명했다. 더구나 "아시아나가 파업을 장기화하면서 한편으론 해외에서 화물기 2대를 조종사와 함께 빌린 뒤 운영하고 있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대한항공은 소위 '아시아나발 특수'는 국내선의 경우 하루 평균 380명,국제선은 120명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솔직히 돈은 안되고 힘만 더 든다"며 "비성수기라면 모를까 우리도 예약률이 100%인 상황에서 아시아나 때문에 득을 보고 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항변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