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선물거래소가 오는 27일로 출범 6개월을 맞는다. 증권선물거래소는 동북아 금융허브 육성을 기치로 지난 1월27일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시장, 선물거래소 등 3개 시장을 통합해 출범했다. 통합비율은 증권거래소 82.6%, 코스닥증권시장 12.52%, 코스닥위원회 0.72%, 선물거래소 4.16% 등이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2000년 11월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 선물거래소 등 3개 시장으로 나눠진 자본시장 체계를 어떤 형태로든 개편해야 한다는 방침이 처음 제시된후 4년여만에 결실을 본 셈이다. 거래소는 본사를 부산에 두고 시장기능은 서울에 두는 다소 `기형적인' 모습을 취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출범후 큰 잡음 없이 업무를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거래소의 회원인 증권사들은 아직도 거래소와 역할과 기능에 대해 미흡하다는 의견이 많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출범 6개월 성과 거래소는 여러 시장을 하나로 통합한후 인력감축, 비용절감, 전산통합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거래소는 최근 통합시너지 효과로 인한 이익을 회원사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주식, 채권, 선물 거래의 상품별 수수료를 10~20% 인하했다. 이는 연간 23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유가증권과 코스닥, 선물시장의 전산실을 통합함으로써 올해 43억원 이상의 비용절감이 가능하며 전산통합이 완료되는 2007년 말에는 전산비용의 30%를 절감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증권선물시장 선진화를 통한 대외 신뢰도 제고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간시장인 ECN 기능을 수용한 시간외 시장을 확대 개편했고 코스닥시장의 가격 제한폭을 15%로 확대했으며 기업들의 상장비용 절감 방안이 마련됐다. 선물시장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해 국채에 대한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면제증권 지정 신청, 외국기업 상장 유치 추진 등도 증권시장 선진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거래소는 이와 함께 시장감시 옴부즈맨제도와 선물시장 고객수요반영제 도입 등을 통해 시장 이용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증시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는 점도 증권선물거래소의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통합 거래소 출범전 924.87이었으나 지난 22일 기준으로 16.15% 상승했고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통합 거래소 출범전 427조원에서 499조원으로 17% 급증했다. ◆회원사들은 불만족 증권선물거래소가 기존의 각 시장을 통합해 출범한 후 고객 서비스 개선을 위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회원사들은 예전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특히 거래소는 회원사인 증권사들에게 불친절하며 회원사들의 정책건의를 무시하기 일쑤고 회원사들을 위한 발전적인 아이디어를 못내놓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또 거래소 주식을 상장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실익 없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으며 중국 기업 상장 추진과 `셋째 아이 출산 장려금' 등은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많다. 국내 대형 증권사인 A사 관계자는 "통합 거래소 출범에도 불구하고 회원사들간의 정보공유와 업무 공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통합거래소가 회원사의 의견을 듣지 않고 모든 정보를 독점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외국인의 투자동향을 제공하는 시간을 회원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후 3시10분에서 오후 6시 이후로 변경했다가 회원사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오후 4시로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합거래소 출범 후 직원들의 불친절함이 다소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 미흡하다"고 덧붙였다. B증권사 관계자는 "무리 없이 흘러왔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거래소 상장이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꼭 해야하는지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소가 자본 확충을 거론하는데 현재의 자본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면서 "거래소가 자본금을 늘려 사업을 벌이려고 하지말고 내실을 기해야한다"고 지적했다. C증권사 관계자는 "중국 기업 상장과 출산장려금 지급 등은 전시행정에 가깝다"면서 "중국 기업 상장은 쉽지 않은 것인데다 출산장려금 지급은 수혜대상자가 거의 나타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D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통합 거래소로 바뀐 것을 못느낀다"면서 "이는 긍정적인 면도 없지만 부정적인 면도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