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9일째를 맞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25일 "속리산으로 농성장을 옮긴 것은 400명이 넘는 인원이 장기간 머무를 곳을 택한 것일뿐 '휴양지 농성' 운운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24일 속리산 기슭인 충북 보은군 산외면 신정리 신정유스타운에 농성캠프를 친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인천연수원 계약종료에 따라 새 거처를 마련한 것이며 더이상 확대해석은 말아 달라"며 "사측과 중간지점서 만나거나 서로 번갈아 장소를 정하거나 교섭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측은 이어 "사측은 우리가 인사.경영권을 침해하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안전운항을 위해 최소한의 근로기본권을 요구한 것"이라며 "국민께 불편을 끼쳐 죄송하지만 안전운항을 보장받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해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일부 언론이 '귀족노조' 운운하며 돼지고기 구워먹은 걸 바비큐 파티로, 운동 좀 한 걸 체육대회로 확대보도하고 있다"며 "고액연봉을 받는 노동자는 노동기본권도 요구할 수 없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노조는 "국민불편과 회사손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하루 빨리 파업을 푸는 게 우리의 기본입장"이라며 "사측이 보다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설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날 오전 강당에 모여 내부결속을 다지는 결의대회를 가진 뒤 오후에는 분임토의와 산책 등으로 속리산의 첫 날을 보냈다. 농성장 입구에는 조합원 2-3명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출입자를 일일이 확인하는 등 자체경비도 강화했다. 노조 관계자는 "외부 방문자 신분을 확인하는 수준으로 이탈에 대비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bgi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