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주말 금속노조와 병원노조가 파업을 철회하는 등 노동계의 하계투쟁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의 파업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입니다. 자세한 노동계 소식, 한정연 기자로부터 들어보겠습니다. 한정연 기자, 병원노조 소식부터 들려주시죠. [기자] 병원노조가 지난 22일 파업돌입 사흘만에 철회를 결정했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병원노사에 직권 중재안을 통보하면서 노조측이 이를 받아들여 파업이 일단락된 것입니다. CG) 중노위는 주 5일제를 전면 시행하되 진료 인력을 지금보다 25% 줄이고, 임금은 공공병원 3%, 민간병원 5%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습니다. 또 생리휴가는 무급으로 하도록 직권중재했습니다. 이번 중재안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던 임금부분에 대해 노측의 입장을 더욱 많이 반영했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따라 병원노조는 23일 새벽 전국지부장회의를 갖고 이같은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중노위의 중재안을 거부할 경우 파업 자체가 불법으로 규정된다는 부담이 있는데다 노동위원회의 중재안이 비교적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는 계산이었다는 겁니다. 병원노조는 성명을 통해 중재안 거부 의사를 보이면서도 산별 파업 종료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중노위의 중재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중재안은 노사 합의안과 같은 효력을 갖게 되며 병원 노조는 앞으로 병원 별 교섭을 벌여 세부 사안을 조율하는데 힘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의 파업은 쉽게 끝나지 않는군요? [기자] 생각보다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연간 총 비행시간 1천시간 안에 비행을 위해 이동하는 시간을 포함하고 수당을 지급할 것과 월 10일, 성수기 월 8일 휴무 보장, 조종사 자격심의위원회에 노조 의결권 부여 등을 주장하며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난 17일 파업에 돌입했으니까 오늘로 아흐레째를 맞고 있는데요 조종사 노조의 파업으로 아시아나항공기는 무더기 결항사태를 빚고 있습니다. CG) 지난 19일부터 화물기는 전면 운항을 중단했고 국제선도 절반 이하의 운항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제선은 시드니를 오가는 기종 조종사가 모두 파업에 참여한 만큼 시드니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정상운항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결항률이 높아지면서 오늘도 제주행 22편을 비롯해 모두 178편의 국내선 가운데 96편이 운항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노사간 협상 일정은 잡혔습니까? [기자] 지난 금요일 협상이 결렬된 이후 아시아나항공 노사간 교섭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S) 주말에도 협상을 재개하지 않았고 아직 뚜렷한 일정이 잡히지 않아 언제 다시 노사가 한자리에 앉을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조종사 노조는 어제 농성장소를 인천연수원에서 충북 속리산 부근의 유스호스텔로 옮겼습니다. 조종사 노조는 인천연수원과의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400여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으며 장기 예약이 가능한 장소를 찾아 속리산행을 택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노조측이 8월 20일까지 장기 예약을 해놓은데다 주요 근무지와 거리가 멀면서도 교통이 불편한 속리산을 농성지로 택한 것에 대해서 파업 장기화와 이탈자 최소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S) 뿐만 아니라 휴가철을 맞아 구지 속리산으로 농성지를 정한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파업기간 동안 바비큐 파티를 계획하거나 체육대회를 갖고 헌혈활동을 벌이는 등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온 조종산 노조의 속리산행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한편 회사측도 정부에 긴급 조정 등 파업을 사실상 제한할 수 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S) 아시아나항공은 노조가 속리산으로 파업 장소를 옮긴 것은 사실상 협상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며 항공산업과 국민피해를 막기 위해 긴급조정 등 파업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만일 중노위가 긴급조정을 결정하게 되면 노조는 파업 중단과 함께 30일 동안 쟁의 행위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앵커] 이밖에도 지난 주말 핫이슈로 떠오른 두산그룹 경영권 분쟁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기자] 창사 109년째를 맞은 두산그룹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습니다. 박두병 초대 회장 이후 장남인 박용곤 그룹 명예회장에서 차남인 박용오 전 회장을 거쳐 박용성 신임회장으로 그룹경영이 순조롭게 이어졌지만 경영승계 이틀만에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것입니다. 가족회의를 통해 회장직에서 물러난 박용오 회장은 박용성 회장의 그룹 회장 추대에 반발하면서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CG) 진정서에는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부히장이 그동안 1천7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8백억원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또 박용오 회장측은 박용성 회장이 지난 20년동안 그룹내 사업장에서 생맥주집을 열어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착복했으며 박용만 부회장은 건물 관리업체 등을 통해 역시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두산그룹은 "박용오 전 회장이 그룹 회장직의 박용성 회장 이양에 불만을 품고 모럴 해저드를 일으키고 있다"며 "두산은 임직원에게 모럴 해저드가 발생하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퇴출시킨다는 원칙에 따라 박용오 회장의 퇴출을 단행한다"고 밝혔습니다. S) 그 결과 두산그룹은 박용오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되어 있는 두산과 두산산업개발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박용오 회장의 대표이사 해임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이에 대해 박용오 회장은 두산그룹 회장직 이양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갖았습니다. 박용성 회장의 그룹 회장 승계는 정당성이 없는 원천 무효이며 비자금 조성과 해외 밀반출이 자신에게 적발되자 일방적으로 명예회장으로 발표하고 축출하는 작태를 연출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두산그룹 형제간의 갈등은 두산산업개발 계열분리 문제를 둘러싸고 불거진 것인데요 이번 사건으로 두산그룹은 이미지 실추는 물론 검찰 조사에 따른 상처도 피해갈 수 없게 됐습니다. S) 한편으로는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주)두산 사장이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으로 선임되면서 두산그룹은 4세 체제로 급속히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S) 검찰은 빠르면 오늘쯤 두산그룹 비자금 조성과 분식회계 의혹 등에 대해 조사에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