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의 추가 절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노린 '핫 머니'의 급격한 유입으로 중국 경제가 큰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해외로부터의 투기자본 유입으로 부동산 등 중국 내 자산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인플레 압력도 훨씬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홍콩도 조만간 달러화 페그제를 포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국제 투기자금이 대거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 '중국은 위안화 절상과 관련해 위험한 선택을 했다'는 기사를 통해 "중국이 위안화를 소폭 절상해 투기자본의 추가 절상에 대한 기대만 높여 놓았다"고 지적했다. NYT는 "위안화 추가 절상을 노린 수백억 달러의 핫 머니가 중국에 쏟아져 들어온다면 가뜩이나 경기 과열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중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 장윈청도 "중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한 위안화 추가 절상을 노린 핫 머니의 유입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위안화 추가 절상 기대가 높다. 지난 주말인 22일 싱가포르에서 거래된 위안화 1년물 차액결제선물환(NDF)은 한때 달러당 7.64위안까지 치솟아 위안화가 1년 후 추가적으로 6% 절상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시장 관계자들은 위안화가 상하 0.3%의 하루변동폭만큼 충분히 움직이지 않을 경우 미국으로부터 또 다시 절상 압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추가적인 위안화 절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도 앞으로 12개월 안에 위안화가 올초 대비 10% 절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은행도 한 조사에서 위안화가 오는 2010년에는 달러당 5.8위안,2020년에는 2.8위안까지 절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홍콩에는 이미 핫 머니가 밀려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싱가포르 소재 IN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팀 콘돈은 "홍콩도 조만간 페그제를 폐지할 것으로 전망한 국제 투기자금이 홍콩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주말인 22일 홍콩 증시가 1.14%나 급등한 것도 외국자금 유입의 영향이라고 해석했다.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앤디 시에는 "위안화를 소폭 절상하면 핫 머니 유입이 불가피하고 대폭 절상할 경우 급격한 자금 유출로 자산가격 폭락 등의 위험이 있다"며 중국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