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을 배운다] 문화유산 답사회 '우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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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인돌이 북두칠성을 표시한 걸로 보이진 않지요?"
"뭘 대고 갈아서 생긴 자리라고 봐야 할 것 같아. 이 정도 깊이라면 옛 사람들의 생활 흔적일 거야."
양평 두물머리에서 20여명의 사람들이 오글오글 모여서 고인돌 하나를 두고 토론이 한창이다.
고인돌에 난 파인 자국이 북두칠성을 표시한 것이라는 설명문에 진지한 반박이 이어진다.
문화유산답사회 우리얼의 지난 17일 답사 풍경이다.
한때 우리나라에 '아는 만큼 보인다'며 우리 문화유산 답사 붐이 일었던 때가 있었다.
우리얼은 이러한 답사 문화의 선발주자격인 단체다.
정기적인 답사 모임과 문화유산 지킴이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1994년 천리안 PC통신 동호회로 시작해 올해로 벌써 12년 차에 이른다.
총 회원수는 현재 약 1300명 정도.
30~40대 직장인이 많지만 20대에서 60대까지 회원 면면이 다양하다.
양평 근교 답사라기에 한두 군데 방문하고 쉬며 즐기리라 생각했지만 일정이 빡빡했다.
세 번째 코스인 운길산 수종사로 자리를 옮기자 답사 준비자인 서울경기지부장 황태 박영복님(36)의 설명이 한창이다.
"어떤 부처를 모셨느냐에 따라 대웅전 대적광전 응진전 원통전 다 다르지요.
그런데 우리가 찾은 이 절의 경우엔 현판과 불상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불교가 쇠퇴하면서 계통 체계가 흐트러진 거죠."
준 전문가 수준으로 자세한 설명이 인상적이다.
"우리얼 회원들은 서로 같이 자라가는 사람들입니다.
활동하면 할수록 문화재를 보는 안목도 점차 깊어지죠."
회장 이명기님(39)이 슬쩍 덧붙인다.
"우리 탑이나 절,서원 같은 것들을 자꾸 보면 자연스러운 매력이 일품이죠.
그러니 더욱더 알고 싶어지고 사랑하게 되는 게 당연하지 않나요?"라는 것.
이 회장은 우리얼이 '관광 수준의 답사'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와 올바른 마음가짐 없이 답사활동을 하는 것은 그저 놀러다니는 모임에 불과하다는 것.
게다가 주5일 근무제로 인해 아이들의 현장학습 활동이 많아졌지만 사설 학원들의 장삿속만 극성을 부린다는 것도 그의 불만 중 하나다.
그래서 요즘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과 가족 단위로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란다.
우리얼에서 활동하려면 일단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을 한 다음 한 달에 서너 차례씩 답사 공고가 뜰 때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각 지역 모임(8개)과 소모임(5개)마다 1년에 네 차례의 답사 일정을 잡게 되어 있어 전국 곳곳에서 답사활동이 활발한 편이다.
대체로 오랫동안 활동한 답사 전문가들이 '1일 강사'로 나서게 되지만 특별한 제한은 없다.
회원들은 PC통신 출신답게 본명보다는 별명을 주로 사용하니 활동 전에 별명을 하나 생각해 두자.
푸른 숲을 뒤에 두고 월성님이 단소를 꺼내 불자 메뚜기가 바지에 앉아 조용한 그 소리를 법문 삼아 듣는다.
"이달 말에 답사가 또 있는데 약속 없으시면 오시죠?" 은근한 질문에 기자의 마음도 흔들렸다.
문화유산답사회 우리얼 홈페이지 http://www.uriul.com
양평=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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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TIP! 우리얼에서 활동하려면... ]
◆회비는=연회비는 2만원이고 답사를 갈 때마다 실비 수준의 참가비를 내면 된다. 서울 근교 당일치기의 경우 1만~2만원 선.
◆올해 예정된 답사 일정?
-7.24 : 대구경북지부 답사 - ‘풍수지리, 그 올바른 이해의 시작’ 노태우대통령장인묘~고산서원~하회마을 등 답사
-8.13~8.15 : 우리얼 캠프 - 경남 산청군 단성면. 남명기념관 등 답사
-9.25 : 서울경기지부 답사 -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창덕궁(혹은 경복궁) 등 답사
"뭘 대고 갈아서 생긴 자리라고 봐야 할 것 같아. 이 정도 깊이라면 옛 사람들의 생활 흔적일 거야."
양평 두물머리에서 20여명의 사람들이 오글오글 모여서 고인돌 하나를 두고 토론이 한창이다.
고인돌에 난 파인 자국이 북두칠성을 표시한 것이라는 설명문에 진지한 반박이 이어진다.
문화유산답사회 우리얼의 지난 17일 답사 풍경이다.
한때 우리나라에 '아는 만큼 보인다'며 우리 문화유산 답사 붐이 일었던 때가 있었다.
우리얼은 이러한 답사 문화의 선발주자격인 단체다.
정기적인 답사 모임과 문화유산 지킴이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1994년 천리안 PC통신 동호회로 시작해 올해로 벌써 12년 차에 이른다.
총 회원수는 현재 약 1300명 정도.
30~40대 직장인이 많지만 20대에서 60대까지 회원 면면이 다양하다.
양평 근교 답사라기에 한두 군데 방문하고 쉬며 즐기리라 생각했지만 일정이 빡빡했다.
세 번째 코스인 운길산 수종사로 자리를 옮기자 답사 준비자인 서울경기지부장 황태 박영복님(36)의 설명이 한창이다.
"어떤 부처를 모셨느냐에 따라 대웅전 대적광전 응진전 원통전 다 다르지요.
그런데 우리가 찾은 이 절의 경우엔 현판과 불상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불교가 쇠퇴하면서 계통 체계가 흐트러진 거죠."
준 전문가 수준으로 자세한 설명이 인상적이다.
"우리얼 회원들은 서로 같이 자라가는 사람들입니다.
활동하면 할수록 문화재를 보는 안목도 점차 깊어지죠."
회장 이명기님(39)이 슬쩍 덧붙인다.
"우리 탑이나 절,서원 같은 것들을 자꾸 보면 자연스러운 매력이 일품이죠.
그러니 더욱더 알고 싶어지고 사랑하게 되는 게 당연하지 않나요?"라는 것.
이 회장은 우리얼이 '관광 수준의 답사'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와 올바른 마음가짐 없이 답사활동을 하는 것은 그저 놀러다니는 모임에 불과하다는 것.
게다가 주5일 근무제로 인해 아이들의 현장학습 활동이 많아졌지만 사설 학원들의 장삿속만 극성을 부린다는 것도 그의 불만 중 하나다.
그래서 요즘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과 가족 단위로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란다.
우리얼에서 활동하려면 일단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을 한 다음 한 달에 서너 차례씩 답사 공고가 뜰 때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각 지역 모임(8개)과 소모임(5개)마다 1년에 네 차례의 답사 일정을 잡게 되어 있어 전국 곳곳에서 답사활동이 활발한 편이다.
대체로 오랫동안 활동한 답사 전문가들이 '1일 강사'로 나서게 되지만 특별한 제한은 없다.
회원들은 PC통신 출신답게 본명보다는 별명을 주로 사용하니 활동 전에 별명을 하나 생각해 두자.
푸른 숲을 뒤에 두고 월성님이 단소를 꺼내 불자 메뚜기가 바지에 앉아 조용한 그 소리를 법문 삼아 듣는다.
"이달 말에 답사가 또 있는데 약속 없으시면 오시죠?" 은근한 질문에 기자의 마음도 흔들렸다.
문화유산답사회 우리얼 홈페이지 http://www.uriul.com
양평=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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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TIP! 우리얼에서 활동하려면... ]
◆회비는=연회비는 2만원이고 답사를 갈 때마다 실비 수준의 참가비를 내면 된다. 서울 근교 당일치기의 경우 1만~2만원 선.
◆올해 예정된 답사 일정?
-7.24 : 대구경북지부 답사 - ‘풍수지리, 그 올바른 이해의 시작’ 노태우대통령장인묘~고산서원~하회마을 등 답사
-8.13~8.15 : 우리얼 캠프 - 경남 산청군 단성면. 남명기념관 등 답사
-9.25 : 서울경기지부 답사 -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창덕궁(혹은 경복궁) 등 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