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평가절상이 이뤄지기까지 중국 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애매한 수사를 동원하며 수차례 입장을 바꿨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파상적인 위안화 절상 압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까지 외부 압박에 굴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스스로 환율제도를 개선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2월 미국 의회에서 향후 6개월 내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상하지 않으면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에 27.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중앙은행) 행장이 4월23일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 참석, "위안화 환율시스템의 조정은 내부의 요인과 압력을 고려해야 하며,그 다음에 국제적인 요인과 압력도 감안해야 한다"며 "환율 시스템 개혁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없다"고 언급해 분위기가 돌변했다. 그러나 중국 외환관리국 웨이번화 부국장이 "환율 개혁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기본 조건들이 성숙해진 뒤에나 적절한 시기를 정할 수 있다"고 위안화 평가절상 가능성을 부인하자 27일 달러당 위안화 선물환율이 8.242위안까지 오르는 등 시장은 급등락을 지속했다. 하지만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운영하는 중국증권보가 4월29일 "지금이 위안화 환율제도를 바꿔야 할 때"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분위기를 또 한 차례 급반전시켰다. 이어 지난 5월2일 홍콩의 밍바오(明報)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7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에 참석해 위안화 평가절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면서 위안화 평가절상은 기정사실화됐다. 밍바오의 보도처럼 G8회담 때 위안화 평가절상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이보다 2주일 늦은 21일 밤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평가절상을 전격 발표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