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 < LG전자 상무 jqueen@lge.com > 디지털 컨버전스(Digital Convergence)가 화제다. 수렴한다는 어의를 가진 이 말은 여러 가지 기술을 합친 솔루션을 대변하는 말로 인식되고 있다. 많은 회사가 컨버전스를 표방하는 기기들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컨버전스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는 이들 기술과 기능의 수렴이 아주 하드웨어적인 것이며,그 이면에는 컴퓨터 기술이 자리잡고 있다는 식이다. 전형적인 예가 포켓PC에 휴대전화 모듈이 장착된 PDA폰을 대표적인 컨버전스 기기로 꼽는 현상이다. 즉 대부분의 컨버전스 기기들은 컴퓨터 혹은 PDA 기능을 가지며 이 외에 카메라,캠코더휴대폰 MP3플레이어 등의 미디어 기능을 복합화한 것쯤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사실 현재의 흐름을 보면 컨버전스의 물결은 컴퓨팅 기능 중심보다는 MP3플레이어 카메라 캠코더 녹음기 TV 등과 같은 각종 미디어 기기들이 휴대화,혹은 모바일화를 통해 몸에 지닐 수 있는 하나의 기기로 융화되며 언제 어디서나 사용 가능한 유비쿼터스화 경향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컨버전스 기기의 이면에 존재하는 컴퓨팅 기능과 미디어 기능은 기계적인 특성과 인간적인 면을 대변해 주고 있는 것 같다. 미디어 기기들은 듣기,말하기,보기와 관련된 가장 인간적인 기능을 구현하는 데 반해 컴퓨터 기기들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계산 기억 정리 등의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산업 트렌드는 3~4년 전의 차갑고 인공적인 이미지가 주류를 이루던 것에서 벗어나 낡은 듯한 편안함을 추구하는 과거 회귀의 이미지 강조 시기를 지나 분명히 현대적이고 깨끗하면서도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내추럴모던의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차갑고 기계적인 각종 컴퓨팅 기능들이 이면에 존재하되 구현되는 내용은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미디어 기기의 형식을 띠면서 그것을 현대적이되 자연스러운 방식의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것이 최근 컨버전스 기기들의 개념 설계 디자인이 나아가는 방향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