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업그레이드(SUB) (앵커-오프닝) 주식시장이 네자리수 지수 시대에 접어 든 이후에도 기세가 꺾일 줄 모르며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특집으로 지수 1000 시대를 맞아 우리 증시의 현주소를 살펴 보겠습니다. 보도본부의 박 재성 기자가 나왔습니다. (앵커) 먼저 우리 증시가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는 것… 여기서부터 이야기를 풀어 가야 할 듯 싶은데요. 어떤 점들이 지적되고 있습니까? (기자) 가장 뚜렷한 차이는 경기와 주가입니다. 과거 지수가 1000을 넘어섰을 무렵에는 경기도 고점이었고 또 경기하강과 동시에 지수가 급락하는 모습이 되풀이돼 왔는데,지금은 오히려 경기 회복이 아직 뚜렷한 모습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때에 주식시장이 성큼 올라섰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외국인이 아닌 기관이 시장의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 과거와 달리 직접 투자가 아니라 간접 투자로 투자의 주류가 바뀌고 있다는 것 그리고 주식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는 반면, 과거 주가 급등기를 틈타 봇물을 이루고 했던 주식 과다 공급은 찾아 볼 수 없다는 것. 이러한 점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배경은 수급의 힘 또는 유동성의 힘이 크다는 것이고요. 다른 하나는 그것과 맞물려 기업의 체질이 이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앵커) 수급 부분을 이야기하셨는데요… 수급이 크게 좋아졌다는 것은 어떻게 정리해 볼 수 있겠습니까? (기자) 시장 활황을 이끈 동력 가운데 하나가 적립식 펀드인데요. 이 적립식 펀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 모토가 이른바 “주식으로 저축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오래도록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 이자로는 물가 상승률도 따라 잡을 수 없다는 것이죠. 따라서, 재산을 증식시키기 위해서는 투자와 위험에 대한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요. 과거처럼 만성적으로 자금이 부족할 때는 은행 이자만으로도 금융소득을 올릴 수 있었지만 지금처럼 자금이 남아 도는 상태에서는 어느 정도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서는 초과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인식은 과거처럼 한탕식 투기로서 주식 투자를 바라보기보다는 은행 예금과 비교해 대체재로서 주식 투자를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정리해 볼 수 있는데요. 즉, 다소의 위험을 감수하고 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위험 불문하고 무조건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것 아니었습니까? 여기서 투자 문화가 보다 합리적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은행 예금보다는 주식 투자가 낫다는 인식이 확산된 탓이다… 이런 말씀이로군요. (기자) 시중의 부동 자금이 4백조원이 넘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증시의 시가총액이 이제 갓 5백조원을 넘었는데요. 4백조원이면 적지 않은 규몹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일부는 반드시 부동자금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것들도 있고요. 지급이나 결제용으로 단기 자금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도 있으니까요. 어쨌든 그나마 확실하게 부동자금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것이 MMF, 즉 단기자금시장펀드에 들어가 있는 돈입니다. 이 자금이 지금 80조원에 근접하면서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는데요. MMF가 크게 는 데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도 영향이 있습니다만,결국은 장기적인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는 데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자금들이 어디를 쫓아 갈 것인가… 이런 것들이 주식시장의 수급을 전망해 볼 수 있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부동산도 어렵고 전통적인 예금도 수익이 신통찮고 갈 곳이 없다면 결국 귀착지는 주식시장이 아닐까라는 전망이 늘고 있습니다. 현재도 유동성에 힘입어 시장이 크게 올랐지만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앵커) 연기금 등에서도 매입 규모를 늘리고 있지 않습니까? 역시 이 부분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겠군요? (기자) 이미 국민연금이 오는 2009년까지 운용 자산에서 주식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10%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고요. 또, 오는 12월 퇴직연금이 본격화되면 주식시장 쪽으로도 해마다 1~2조원 정도 자금 유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앞서 말씀드린 적립식 펀드와 변액 보험 등이 계속 늘고 있고요.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크게 늘고 있는 반면, 유상증자 등 물량 공급은 줄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요인들이 맞물려 우량주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수급을 더욱 호전시키고 있습니다. (앵커) 수급의 힘이 으뜸이다… 거듭 강조되고 있군요. 하지만 수급만으로 주가가 오른다면 그것이 바로 거품 아니겠습니까? 실제 주가만큼 기업이 제몫을 해야 할텐데요…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흔히 주식에 대한 투자 성과를 따질 때 자기자본 이익률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이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등 기존의 자기자본을 갖고 얼마나 이익을 내는가 하는 것이죠. 타인자본, 즉 빌린 돈에 대해서는 얼마를 붙여주는가와 비교해 보면 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2002년부터 우리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이 10% 이상 유지되고 있는데요. 더욱이 큰 변동 없이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올해는 15.3% 정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자기자본 이익률이 16%니까요.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지난 99년과 2001년에 평균 자기자본 이익률이 7%대였으니까요.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입니다. 반면에, 지금 회사채 수익률은 BBB-급 기준으로 8.58% 정도니까요. 자기자본 이익률이 회사채 수익률을 두 배 가까이 웃돌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결국 기업의 체질도 상당히 개선됐다는 말씀이로군요. 오래도록 이야기돼 온 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인데요. 이제 이 같은 약점도 극복될 수 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금 시장이 크게 올랐지만 우리 시장의 이익대비 주가는 아직 일본의 절반 수준이라고 합니다. 과거 1000 도달 시점과 비교해 보더라도 당시에는 이익대비 주가가 12배를 넘었지만 지금은 8배를 갓 넘긴 수준이라고 하고요. 더욱이 이 같은 이익과 주가의 비율이 크게 떨어진 배경이 주가 상승 탓이라기보다 기업의 이익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근거가 국내 총생산과 시가총액을 비교한 것인데요. 이것 역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볼 때 크게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만의 절반 수준이라는 것에 비춰보면 저평가가 아직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앵커) 이 같은 흐름을 과거 미국 시장의 상승 국면과 비교하는 시각도 있더군요? (기자) 미국 시장도 다우지수가 1000을 뚫고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들어서입니다. 당시에도 우리처럼 상장기업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이 5배 정도로 저평가돼 있었고 기업의 배당증가율이 크게 늘기 시작했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한국 증시에서도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평균 주가수익비율이 7.5배에 머무르고 있고 배당 급증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상장기업들의 평균 자기자본 이익률 역시 이 무렵 15%대를 넘어섰다고 지적되고 있습니다. (앵커) 유동성도 풍부하고 기업도 달라졌고… 낙관적으로 볼만한 근거가 많군요. 앞으로 증시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있다면 어떤 것들을 지적해 볼 수 있을까요? (기자) 풍부한 유동성이 계속 증시로 흘러들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첫 손가락에 꼽힐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위험과 수익에 대한 투자자의 다양한 요구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데요. 지금 시장에서는 약간의 위험 그리고 은행 예금보다 좀더 높은 이익을 추구하는 투자에 대한 수요가 크다면 앞으로 점차 더 큰 위험 더 큰 수익도 제공할 수 있도록 투자 수단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모투자펀드 활성화 등이 한 예가 되겠는데요. 아직 법적 구속이 많은 탓에 은행권 1호 펀드마저 자진 청산될 처지에 놓였는데요. 가급적 불필요한 규제를 정비해서 고수익 고위험 분야로도 필요한 자금이 흘러들 수 있도록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하나가 주식 시장에 비해 발행 시장이 매우 위축돼 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는데요. 유동성이 주식시장에 계속 흘러 들고 있는 반면 살 만한 종목이 적다면 결국 거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지속적으로 우량 종목을 상장시키고, 이를 통해 기업 분야에 원활하게 자금이 흘러 들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 하나가 미국 다우 지수를 참고해 볼 수 있다는 것인데요. 다우지수가 지금 알고 있는 지수대인 10000을 돌파한 것은 99년에 들어와서입니다. 1000 돌파 이후에도 10년 가까운 세월이 필요했던 만큼, 지금 시장이 크게 올라섰지만 지나친 기대나 흥분은 역시 경계하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재성기자 js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