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서울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에 빛나는 왕년의 탁구스타 유남규(37) 농심삼다수 코치가 사령탑으로 전격 승격됐다. 농심삼다수는 지휘봉을 잡아왔던 이재화 감독을 총감독으로 선임하고 유 코치를 감독으로 승진 발령했다고 20일 밝혔다. 유 신임 감독은 한국 탁구가 배출한 최고의 남자 스타 플레이어 출신으로 지도자로서도 성공시대를 구가하게 됐다. 왼손 펜홀더 전형으로 부산남중 3학년이던 지난 83년 16세의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로 발탁돼 `탁구 천재' 명성을 얻은 유 감독은 86년 서울아시안게임 단식.단체전 제패로 2관왕이 됐고 2년 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서울 대회에서도 결승 상대 김기택을 3-1로 꺾고 우승, 한국 탁구의 신기원을 열었다. 그는 이어 89년 도르트문트 세계선수권에서 현정화(KRA 코치)와 호흡을 맞춰 혼 합복식 정상에 올라 그랜드슬램(아시안게임.올림픽.세계선수권)을 달성한 뒤 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도 단체전 우승을 주도했다. 또 99년 5월 종별선수권을 끝으로 대표 생활을 마감한 그는 농심삼다수 지도자로 변신,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선 남자 대표팀 코치로 `탁구황제' 유승민(2004아테네올림픽 단식 금메달)의 남자복식 금메달을 이끌었다. 지난해 11월 실업왕중왕전 때 늦깎이 은퇴식을 갖고 서울대 강단에도 섰던 유 감독은 지난 5월 한국 남자 대표팀의 사령탑으로 선임돼 올해 중국 상하이 세계선수권에선 오상은(KT&G)의 동메달 사냥을 주도했다. 또 `탁구황제' 유승민과 오상은 등 국내 톱랭커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전주실내육관에서 열린 제51회 종별선수권에서도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했다. 농심삼다수는 준결승에서 실업 최강의 삼성생명을 3-1로 물리친 뒤 결승에서도 KT&G를 3-0으로 제압, 정상에 올랐고 최현진과 이정우-최현진조가 각각 단식과 복식 준우승을 차지했다. 다음 달 제주 아시아선수권 때도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유 감독은 "전용경기장이 없어 이곳 저곳을 전전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 얻은 성적이라 더욱 값지다. 이재화 감독님의 많은 지원을 받다 막상 팀 사령탑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선수들과 잘 화합해 최고의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