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났다는 소식이다.


이제 9월까지는 꼼짝없이 무더위와 씨름해야 한다.


더위 속에 하루 하루 지내다 보면 어느새 몸과 마음이 지치게 마련.이럴 땐 차에 몸을 싣고 교외로 떠나보자.댄스나 로큰롤 CD를 챙기는 건 필수.차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과 신나는 음악 속에 무더위는 온데 간데 없다.


어디로 가야될지 모르겠다고? 그럼 '드라이브 도사'들인 수입차 업계 CEO(최고 경영자)들이 추천하는 코스를 따라가 보자.


이보 마울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대표는 유명산을 첫손에 꼽는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데다 주변 경치가 아름답기 때문.그는 유명산을 가기 전에 반드시 청평 호수를 거친다.


스포츠카 SLK의 지붕덮개를 열고 달리다 보면 마치 호수에 떠 있는 느낌을 받는단다.


유명산 인근의 맛집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한국에 온 지 갓 1년 된 도미니크 보쉬 아우디코리아 사장은 미사리~청평~강촌으로 이어지는 '춘천 가는 길'을 한국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았다.


경치도 좋지만 아우디의 자랑인 '콰트로(상시 4륜구동 시스템)'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꼬불꼬불한 길이 더 마음에 든다.


보쉬 사장은 "아름다운 강산과 숨바꼭질하듯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 보면 어느새 춘천에 도착해 있다"고 말했다.


김효준 BMW 그룹 코리아 사장은 바람 쐬고 싶을 땐 서해안 대부도에 가기를 권한다.


특히 대부도 가는 길에 나오는 11km짜리 시화방조제 도로는 힘과 스피드를 모두 갖춘 뉴 750Li를 느끼기에 최고라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오기소 이치로 한국도요타자동차 사장은 나무가 우거진 국도를 선호한다.


미사리에서 양평이 아닌 광주 방면으로 꺾으면 강과 숲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가 펼쳐진다.


스포츠 세단인 GS에 장착된 마크레빈슨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을 곁들이면 드라이브의 즐거움이 배가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의 추천 코스는 드라마 태조 왕건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청풍문화재단지 주변.충주호를 끼고 도는 청풍 호반 드라이브 코스를 달리는 맛이 일품이란다.


럭셔리 세단인 페이톤도 좋고,앙증맞은 뉴 비틀도 오케이.인근 옥순대교를 넘어 수산으로 향하는 길 역시 경치나 도로 사정 모두 '끝내준다'고.


포르쉐 공식수입판매법인 스투트가르트 스포츠카의 마이클 베터 사장은 태백산 도립공원 가는 길을 추천했다.


인근의 '태백 준용 서킷'은 포르쉐 카레라 컵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호법 IC에서 제천,영월을 지나는 1번 코스보다는 진부 정선 사북을 거치는 2번 코스가 포르쉐를 느끼기에 제격이라는게 베터 사장의 설명. "깎아지른 산과 계곡 사이에 있는 덕분에 경관이 뛰어난데다 커브도 많기 때문"이란다.


푸조를 수입 판매하는 한불모터스의 송승철 사장은 마음이 동하면 주말에도 동해안까지 내달린다.


떠나는 길은 언제나 미사리와 홍천을 지나 미시령으로 이어지는 국도다.


길도 덜 막힐 뿐만 아니라 주변 경치도 고속도로보다 좋아서다.


동해 바닷가에 그의 '애마'인 407SW HDi를 세워놓고 바닷바람과 별 빛을 쐬노라면 세상에 근심거리가 없어진다고.


고3 수험생 딸이 있는 송 사장은 "딸아이가 대학에 들어간 뒤 남자친구를 데려오면 푸조 자동차와 함께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를 소개시켜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