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한국인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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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면 아름다움의 기준도 달라진다.
50대 이상 여성들이 청춘이던 시절 '달덩이같은 얼굴'은 더없는 칭찬이었지만 요즘 10∼20대에겐 흉을 넘어 욕에 가깝다.
젊은 세대가 가장 싫어하는 '큰 바위 얼굴'과 동의어로 여겨지는 탓이다.
미남미녀의 첫째 기준이 작은 얼굴이 된 데 따른 결과다.
머리 크기로 지능을 가늠하려 온갖 실험을 일삼던 19세기 인류학자들이 들으면 기절할 노릇이지만 비디오시대의 움직일 수 없는 현실이다.
단순히 작기만 하면 되는 것도 아니다.
쌍꺼풀 없는 작고 가는 눈에 퍼진 듯 둥근 코,통통한 뺨 대신 쌍꺼풀진 큰 눈에 오똑한 코,볼 살 없이 갸름해야 잘생긴 얼굴 축에 든다.
갈수록 달걀형이 늘어난다고 하는 가운데 100년쯤 뒤면 한국인의 얼굴이 한결 부드러워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턱은 짧고 이마는 넓고 입꼬리는 올라가고 눈꼬리는 처져 가만히 있어도 웃는 얼굴처럼 보이리라는 것이다.
미간에서 코밑까지 얼굴 중간부분이 튀어나와 이목구비가 또렷한 동안(童顔)형이 많아질 것이라고도 한다.
한국인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는 발표는 많다.
대표적인 건 얼굴 크기.표준과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자는 92년 19.65×14.8cm에서 97년 19.5×14.6cm로 줄고,20대 여자 또한 5년 동안 길이 0.15cm,너비 0.54cm씩 줄었다.
얼굴의 가로 세로 및 위 아래 비율도 변해 이마는 86년보다 91년에 5% 늘고,양미간에서 코밑까지도 5% 늘었으나 코밑에서 턱끝까지는 변함 없다.
이마 코 턱의 비율이 89대 100대 98로 턱이 작고 이마가 넓어야 미인형이라고 하는 만큼 점차 미인형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턱은 지금의 86%까지 좁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됐다.
얼굴은 기후 주거환경 먹거리 같은 기본 여건을 비롯한 모든 생활의 결정판이라고 한다.
쾌적한 공간과 씹지 않는 부드러운 식생활이 각진 턱과 납작한 코를 없애줄 지 모르지만 거기에 더해 밝고 진취적이며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지녀야 미소띤 얼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민족에 따라 표정이 다르다는 건 그같은 사실을 입증하고도 남는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