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풍경과 기후에 비해 한국의 주택,특히 공동주택은 너무나 획일적입니다." 대구건축가 협회 초청으로 최근 한국을 방문한 로랑 살로몽 프랑스 건축가협회장(52)은 한국의 아름다운 경관과 우수한 문화를 건축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공동주택의 지상층에 한국 전통 주택의 집과 집 사이에 있던 도로나 마당과 같은 기능을 가급적 많이 집어 넣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의 문화는 인간과 자연의 친화란 점에서 서구 문화에 대응해서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살로몽 회장은 김치를 비롯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를 유지하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 음식문화의 경쟁력을 그 예로 들었다. 특히 한국은 여름과 겨울 차이가 뚜렷해 에너지 소비가 세계 최고 수준일 수밖에 없다며 단열 재료의 보강을 강조했다. "건축에서는 디자인보다 환경이 더 중요합니다." 그는 한국이 건축과 도시계획을 하면서 환경문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홍수 등에 대비하는 치수와 도로 광장 등 공용 공간의 확보,대기와 수질 오염 제거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 공해의 주범으로 꼽히는 자동차 공해는 공공교통 수준을 올려 자가용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살로몽 회장은 유럽은 아시아나 미국보다 대중교통 밀도가 훨씬 높다며 보행자나 자전거 전용도로 등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리의 경우 상가 밀집지역에 차를 들어가지 못하게 하면서 보행자 통행이 많아졌고 소규모 상점의 매출이 늘어나 쇼핑문화도 바뀌게 됐습니다." 이제 유럽 전체가 도시 내에서 차를 못 다니게 하려는 추세로 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