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상승과 주가 급등으로 갈 곳을 찾지 못한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로 몰려 수탁고가 80조원을 넘었다. 17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MMF 수탁고는 80조1천700억원으로 지난달 말에 비해 무려 10조2천980억원이나 증가했다. MMF 수탁고는 ▲2001년 말 35조4천20억원 ▲2002년 말 49조4천820억원 ▲2003년 말 42조5천200억원 ▲작년 말 59조8천10억원으로 늘어나다 올들어 갑자기 불어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채권 금리가 오르는데 따라 채권형 펀드에 부담을 느낀 개인과 기관들이 단기 상품으로 옮겨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개인의 경우 주가가 1,000선을 넘어가면서 주식형 펀드에서 돈을 빼낸 투자자들이 재투자처를 정하지 못하고 잠시 돈을 넣어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이동하기 위해 MMF로 돈을 넣은 사례가 많은지에 대해서는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CJ자산운용 관계자는 "3년물 국고채 금리가 4%대로 오른데다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자 장기 채권형 펀드를 피해 단기 상품으로 이동하는 기관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한투신운용 관계자는 "개인 자금은 펀드에서 빠져나와 아직 투자처를 찾지 못했거나 주식에 넣으려고 대기하고 있는 성격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일선 창구에서 부동산 자금이 옮겨오고 있다는 얘기는 아직까지 들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체 별로는 삼성투신운용이 2조6천억원이나 늘었지만 이 중 상당수는 연기금 투자 풀 자금이고 실제 증가 분은 5천억∼6천억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한투신운용은 1조4천억원이 증가했는데 이 중 상당수는 수탁고 확대 캠페인에 따라 유치된 법인 자금이고 CJ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각각 8천여억원 증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