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원 < SK네트웍스 대표 jungmw@sknetworks.com > 지인으로부터 시집을 선물 받았다. '사랑하라,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시인이 엮은 책이다. 시집은 정말 오랜만에 읽었다. 삶과 상처,그리고 치유에 대해 노래한 아름다운 시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역시 알프레드 디수자의 '사랑하라,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었다. 시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춤추라,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사랑하라,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노래하라,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일하라,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살라,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시인은 누군가의 시선이나 사회의 관습에 연연하지 않고 순수한 내면의 열정만으로 피워내는 삶을 노래하고 싶었던 것이리라.살다 보면 관습이나 여건에 따라 안주하려는 생각이 불쑥불쑥 들 때가 있다. 또한 때때로 겪게 되는 상처와 실패의 고통은 인간을 성숙하게 해주지만 동시에 움츠러들게 한다. 2000번의 실패 끝에 전기를 발명한 에디슨에게 한 기자가 "실패했던 실험들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에디슨은 "나는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지금까지의 모든 실험은 오늘의 성공을 위한 과정이었다"고 대답했다. 어차피 삶이란 자기실현을 위해 나아가는 끊임없는 실패의 과정이다. 여건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이나 환경을 두려워하고 안주하려 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대신 그것을 통해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현재의 상황에 머무르지 않고 돌파하려는 내 안의 진정한 열정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라'는 시인의 말처럼 인생이란 날마다 찢어내는 달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매일매일 살아가는 게 아니라 매일매일 죽어가는 것이다. 하루밖에 주어지지 않은 시간,하루밖에 없는 경험과 만남들.어차피 찢어져 없어질 것이라면 자신을 소진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인가? 애초에 품었던 꿈과 이상을 위해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매일매일을 아낌없는 열정으로 불태우고 소진해야 한다. 소진하라! 오늘 하루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