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정책이 정확히 알려지지 못해 사회 일각에서 오해가 생긴 탓이라 생각한다."(정운찬 서울대 총장) "논술고사의 실체가 없는 상태에서 일부 정치인이 잘못된 정보에 의해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이종섭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 서울대는 7일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2008학년도 입시안을 놓고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는 사실상 본고사이며 △논술고사 시행 및 특기자전형 확대가 특수목적고 학생을 위한 것이라며 철회를 주장한 데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정운찬 총장은 이날 주요 보직교수와 대책회의를 가진 뒤 "대학입시는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며 서울대는 교육부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자율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공정한 기준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정 총장은 "논술고사의 구체적 내용은 연구 중이지만 교육부와의 협의를 통해 국민이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바람직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종섭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입시안에 대해 정보 제공을 요청하거나 설명을 부탁한 바가 없다"며 "과연 입시안의 취지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말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2005학년도 입학사정 자료를 공개해가며 "실제 서울대 입시에서 특수목적고 출신이 전혀 유리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역균형선발에 특목고 출신 0.3% 합격=서울대에 따르면 2005학년도에 도입된 지역균형선발전형 합격자 659명 중 특목고생은 지방 외고생 2명뿐이었다. 이들도 각각 인문대 어문계열과 사범대 어문계열 등 고교 전공과 동일한 계열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대 정시모집 합격자를 배출한 고교 수는 2004년 775개에서 2005년 813개로 늘어났다. 지역균형선발로 451개 학교에서 합격자가 나온 영향이 컸다. 2005학년도 특기자전형 합격자 413명 가운데 일반고 출신이 52.1%로 가장 많았고 외고 5.8%,과학고 27.6%,예술고 10.2%로 '특목고 싹쓸이'현상은 없었다. 특히 과학고 출신 합격자 114명 중 82.5%인 94명이 자연대와 공대에 진학했다. 이 본부장은 "특기자전형의 모집 인원은 2005학년도 13%에서 2008학년도에는 30%로 확대되지만 주로 자연대와 공대가 선발 인원을 늘리고 법대나 의예과 등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시에서 논술은 하나의 전형 요소일 뿐=서울대는 일반고 학생이 특목고 학생에 비해 논술과 심층면접에서 불리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법대나 의예과의 경우 1단계 전형(내신)을 통과한 1차 합격자보다 2단계 심층면접과 논술을 치르고 난 최종합격자에서 특목고 출신보다 일반고 출신의 비율이 높아졌다는 게 서울대가 제시한 증거다. 이 본부장은 "학생부의 신뢰도가 올라간다면 비교과 영역의 학업 외 수상,독서이력철,봉사활동,출석 등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석 기자 real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