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올 최대 화두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변신이다.


사료 식품 등에 이어 엔터테인먼트 물류 등 전 사업 분야에 걸쳐 해외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CJ가 해외 시장에 눈을 뜬 것은 1991년 인도네시아 파수루안에 사료 원료 라이신 공장을 세우면서부터.이후 지난해까지 동남아 중국 호주 등지에 사료,원당,핵산 등 식품 소재 공장 13개를 지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의 해외 사업은 '글로벌 CJ'를 향한 워밍업 단계에 불과하다.


손경식 회장이 올 신년사에서 '글로벌 경영원년'을 선포한 후 글로벌 경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올 한해에만 CJ가 추가 확보하는 해외 사업장은 무려 11개.단순히 양적 팽창뿐만 아니라 질적 업그레이드도 감지된다.


사업 영역이 라이신 사료 등 소재 사업에서 외식 베이커리 등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엔드 유저(end user)'분야로 확대되고,진출 지역도 터키 브라질 미국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내년부터는 극장 사업인 CJ CGV,물류회사인 CJ GLS 등의 해외 진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CJ그룹은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을 현재 20%에서 오는 2013년 50%까지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해외 식품회사 인수하겠다


지난해 이후 CJ의 글로벌 경영에서는 두 가지 큰 변화가 나타난다.


우선 투자 방식의 변화다.


1991년 이후 CJ는 줄곧 현지에 공장을 직접 건립하는 '그린 필드'방식을 고집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터키 부르사의 사료 공장을 인수하면서 '그린 필드'에서 'M&A(인수합병)'로 투자방식의 첫 변화가 이뤄졌다.


이 공장은 6개월간 리뉴얼 작업을 거쳐 지난달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글로벌전략팀의 김진현 상무는 "해외 경영의 초기 단계에서는 협상력 등에 자신감이 부족해 그린필드에 치중했었다"며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맞춰 '시간' 자산을 벌기 위해 이젠 M&A가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CJ는 미국 중국 등의 현지 식품업체 인수도 검토하는 등 해외시장에서의 M&A를 확대할 태세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글로벌 브랜드 파워 강화


또 다른 변화는 'B2B'에서 'B2C'로의 전환이다.


지금까지 CJ가 해외에 설립한 공장의 50∼60%는 사료 공장이다.


사료 부문은 올해를 기점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를 앞지를 정도로 글로벌 경영에서 '캐시 카우'역할을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사료는 소재 사업으로,CJ의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식품,식품 서비스 등의 해외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LA에 베이커리 점포 '뚜레쥬르'안테나 숍을 연 데 이어 퓨전 레스토랑 형식으로 운영될 2호점을 올 3분기 중 출점하고,내년에는 2∼3개 점포를 추가 선보일 예정이다.


또 연내 LA 인근에 베이커리 생지 공장도 완공돼 가동에 들어간다.


중국의 경우 내달 베이징에 뚜레쥬르 매장을,11월에는 면 전문점인 '씨젠'을 오픈한다.


글로벌전략팀의 고창수 부장은 "중국 상하이에 진출해 있는 홈쇼핑 사업을 중국 내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고 극장 사업인 CGV도 내년부터 중국 러시아 등으로 진출하는 방안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영의 핵심은 '사람'


"회사의 엘리트 사원 20%를 해외로 보내면 국내 매출은 10%쯤 줄지 모릅니다.


그러나 해외 시장에서의 매출은 50% 늘어날 수 있을 겁니다." 국제통인 김진수 경영총괄 부사장은 글로벌 경영에서 '인재'의 중요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CJ는 글로벌 인재 양성의 일환으로 지난 6월부터 '글로벌 인력 POOL'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사적인 공모를 통해 40명을 뽑아 1년간 글로벌 리더 교육을 시키는 것.야간과 주말 시간을 이용하지만 교육 내용은 대학 MBA 내 '글로벌 매니지먼트'과정에 버금갈 정도로 알차다.


교육 과정 후반부에는 본인의 희망국에 보내 일정기간 현장 학습을 시킨 뒤 귀국 후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프로그램까지 포함돼 있다.


또 본사 인사팀에 소속돼 있으면서 1년간 별도의 업무에 얽매이지 않고 해외에서 자유롭게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모색하는 '글로벌 파이어니어'인원도 현재 연간 6명에서 1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해외 현지에서 유학생이나 현지인을 채용,본사에서 2∼3년간 근무시킨 뒤 현지 법인으로 파견하는 '글로벌 채용'시스템도 가동할 예정이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