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배심원' '펠리컨 브리프' 등 법정 스릴러 소설로 인기를 모은 베스트셀러 작가 존 그리샴의 열여덟 번째 소설 '브로커'(북@북스)가 번역, 출간됐다. 소설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빠른 전개와 법정에 대한 세밀한 묘사 등으로 법정 스릴러라는 장르를 개척해냈던 그리샴이 내놓은 첫번째 첩보 스릴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존 그리샴 소설의 트레이드 마크인 변호사, 법정, 배심원 등이 배제된 채 워싱턴 D.C.와 이탈리아 볼로냐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부패한 정치인, CIA, 국제 스파이 등이 연루된 하이테크 국제 정치 음모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재선에 실패해 곧 물러나야 하는 미국 대통령 아더 모건은 CIA 최고 수뇌부의 압력으로 엄청난 첩보위성을 조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거래하려다 연방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브로커 조엘 백먼을 비밀리에 사면한다. 첩보인공위성을 차지하려는 자가 누구인지, 누가 그 첩보위성을 만든 것인지 알지 못하는 CIA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브로커 백먼을 미끼로 삼고자 그를 사면시킨 것. CIA에 의해 마르코 라제리라는 새로운 신분으로 이탈리아의 볼로냐에서 숨어 지내게 된 백먼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미끼로 이용당하게 됐음을 알아차린다. 루이지와 프란체스카의 도움으로 의사소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볼로냐에서 하루하루 견뎌내던 마르코는 숨어 지내기보다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로 결심하고 다시 워싱턴으로 향한다. 소설은 잘 나가던 로비스트이자 브로커였던 조엘 백먼이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져 생명마저 위협받게 되는 극적 변화를 실감나게 그리며 독자들이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최필원 옮김. 448쪽. 1만1천원.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