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배구 스타 출현" '미녀 스파이커' 황연주(19.흥국생명)가 처음 태극 마크를 달고 나선 국제 무대에서 과감한 플레이로 두각을 나타내며 대형 배구 스타의 탄생을 예고했다. 황연주는 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KT&G 2005 그랑프리세계여자배구대회 서울 대회 첫날 미국과의 경기에서 상대의 조직력을 흐트러놓는 서브와 패기 넘치는 스파이크로 한국의 3-2 극적인 승리의 주역이 됐다. 대표팀에 발탁되자 마자 주전 라이트 자리를 꿰찬 황연주는 이날 첫 세트부터 위력적인 서브와 자신감 넘치는 스파이크로 진가를 드러내며 팬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맏언니' 최광희의 잇딴 공격 실패로 0-3으로 끌려가던 첫 세트 호쾌한 스파이크로 포문을 연 황연주는 5-6의 박빙의 상황에서 서브권을 잡은 뒤 리시브를 흔들어 범실을 유발하는 알토란 같은 강서브 4개를 상대 코트에 꽂아넣어 순식간에 역전을 일궈냈다. 황연주는 10-6에선 깨끗한 서브에이스를 직접 성공시키며 프로리그 원년 V-리그 '서브 여왕' 다운 실력을 뽐내기도. 황연주는 지난 5월 끝난 V-리그에서 서브와 백어택 2관왕에 오르며 생애 단 1번뿐인 신인왕을 거머쥔 바 있다. 황연주는 또 피마르는 승부가 이어진 마지막 5세트에선 대표팀 새내기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과감한 강타로 한국의 첫 3점을 혼자 따내며 자칫 분위기가 상대쪽으로 완전히 기우는 것을 저지했다. 한국은 이후 장신 센터 김세영과 최광희가 고비 때마다 블로킹과 공격으로 점수를 보태 결국 극적인 승리를 낚았으니 '막내' 황연주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고 할 수도 있을 터. 황연주는 이날 서브에이스 2개 포함해 모두 9점을 득점, 센터 듀오 김세영(16점)-정대영(15점), 레프트 한유미(10점)에 이어 팀에서 4번째로 많은 점수를 보탰다. 지난주 일본에서 벌어진 그랑프리 첫 주 경기에서 내리 3연패를 할 때에도 유일하게 위축되지 않고 제 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은 데 이어 국내 경기에서도 변함없는 실력을 과시한 셈.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아자니를 연상시키는 이지적인 외모에 아직 소녀 티가 가시지 않은 앳된 얼굴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황연주는 갸날픈 생김새와는 달리 국내 최고의 파워를 자랑하는 선수이다. 때문에 김형실 대표팀 감독은 황연주에게 서브를 넣을 때 70%의 힘만 사용하라고 주문할 정도. 아직은 무작정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익숙한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에 가깝지만 앞으로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 노련함이 보태진다면 여자 배구의 기둥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