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최근 3여년간 자동화기기(CD, ATM)수수료 가운데 현금인출 수수료와 같은 은행으로의 이체 수수료는 올리고 다른은행으로의 송금 수수료는 내려온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다른은행으로 송금할 경우, 같은 은행으로 송금할 때와 들어가는 비용이 큰 차이가 없음에도 애초부터 높게 설정돼 있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3여년 동안 시중은행들은 과도하게 부과된 수수료를 소폭 조정했을 뿐 실질적인 수수료 인하는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계좌에 있는 현금을 해당은행의 ATM기에서 영업시간 이외에 인출할 경우 2002년 12월에 시중은행들이 부과했던 수수료는 400~500원이었으나 현재는 대부분 600원으로 인상했습니다. 은행별로는 외환, 우리, 기업은행이 2002년 12월 기준 영업시간 이외에 고객이 거래하는 은행의 ATM기를 통해 현금을 인출할 경우 부과했던 수수료 400원을 현재 600원으로 인상했습니다.(인상률 50%) 같은 서비스와 같은 시점을 기준으로 농협은 400원의 수수료를 500원으로 올렸습니다.(인상률 25%) 또 신한, 조흥, 하나, 한국씨티의 경우는 500원이었던 수수료를 현재는 600원으로 올렸습니다.(인상률 20%) 자동화기기를 통해 거래하는 은행에서 영업시간 이외 인출하는 수수료를 시중은행들은 20%~50%나 올린 셈입니다. 과거 3여년간 물가상승률 6%대와 비교하면 현금인출수수료의 인상률은 3배나 높습니다. 송금 부문에서도 같은 은행으로의 송금수수료도 현금 인출 수수료와 비슷하게 부과하고 있으므로 같은 은행으로의 송금수수료 인상률 역시 물가상승률 대비 3배나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송금 부문중 영업시간 이외에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다른은행으로 송금할때 수수료에 대해서는 일부은행들이 30% 정도 낮추긴 했으나 현금인출 수수료 인상률에는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업시간 이외에 10만원 이하 금액을 다른은행으로 송금할 경우, 기업은행과 외환은행이 지난 2002년 12월 3,000원에서 현재 2,000원으로 약 33% 인하했습니다. 영업시간 이내에 다른 은행으로 송금할 경우에는 제일, 하나, 한국씨티, 기업은행이 2002년 12월에 기준금액을 100만원으로 설정하고 기준금액 이하는 1,300원, 기준금액 이상은 2,500원을 부과했으나 현재는 10만원 기준으로 기준금액 이하는 1,000원, 기준금액 이상은 1,5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9만원을 영업시간 이외에 위 은행들의 ATM기를 이용해 같은 은행으로 송금할 경우를 비교해 보면 지난 2002년 12월보다 23% 인하된것에 그친 셈입니다. 더욱 큰 문제는 다른 은행으로 송금하는 서비스에 대해 은행들이 투입해야 할 비용이 같은 은행으로 송금할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입니다. 전산화가 이뤄지기 전 송금을 위해 필요한 문서가 창구직원, 해당은행 지점과 본점 그리고 다른은행의 본점과 지점을 거쳐야 했던 때의 수수료 산정 관행을 은행들은 현재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전산화가 이뤄진 후부터는 관련 서류가 여러 곳을 거치며 발생할 수 있는 '실수'에 대한 리스크가 없음에도 다른 은행으로의 송금 수수료를 같은 은행간 수수료보다 비싸게 적용해온 셈입니다. 결국 현금인출과 같은 은행으로의 송금 수수료는 대폭 인상한 반면 그동안 과도하게 부과했던 다른 은행으로의 송금수수료는 소폭 조정하는데 그쳐 은행들은 고객들의 '눈가리기'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김호성기자 hs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