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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 노동법 유연화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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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모 < 숭실대 교수·경제학 > "총무팀 법무담당 직원 구함.연봉 1억원,5년 계약직이며 계약 갱신이 가능함.채용 후 1년 이내에 직무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음." 이 구인광고에 응모한 법률전문가와 기업이 근로계약을 체결했다고 하자. 수개월 후 이 근로자의 직무능력이 연봉기준으로 5000만원에 불과하다며 사용자가 계약 해지를 할 경우 공짜 프리미엄을 누리는 이 근로자가 불만을 품고 노동위원회나 법원에 제소한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는 해당기관에 불려다니거나 대리인 선임을 위해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이런 고충을 피하려고 사용자가 임금을 일부 삭감한 조정안을 제안해도 이것은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돼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가 없을 경우 위법행위가 되고 사용자의 해고 회피 노력도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이것은 개발도상국의 예가 아니라 바로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현실이다. 위의 사례는 경직된 노동법이 바뀌지 않는 한 임금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 달성은 요원하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현행 노동법은 연봉 1억원인 근로자와 1000만원인 근로자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즉 노동법은 블루칼라 중심의 단순 노동 근로자가 다수를 점하던 시대의 "약자인 근로자 보호"라는 전통적 개념에 안주해 있으면서 약자가 아닌 근로자상을 그려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노동법상 직무능력이 떨어진다는 판단만으로는 계약종료 혹은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 직무능력 미달을 엄격한 증빙자료를 통해 입증하거나,또는 일정 기간의 훈련이나 고용유지 기회를 주는 등 흠결 없는 인사관리가 전제돼야만 부당해고 다툼의 위험을 피해갈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류의 인사관리는 대기업에서나 가능한 것이고,대부분의 기업은 언제라도 제소당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래도 통상해고에 대한 규제는 정리해고 규제에 비해 나은 편이다. 외환위기 당시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명분으로 만들어진 근로기준법 31조는 매우 까다로운 정리해고 절차 때문에 법원이 해석에 의해 제동을 거는 형국이다. 해고 규제가 강하다는 것은 그만큼 경영의 불확실성을 키워 기업투자를 저해하며,자칫 기업경영을 '성공 아니면 파산'의 양극단으로 몰아감으로써 해외자본 유치 및 국내자본의 산업자본화를 어렵게 한다. 경직된 노동법 하에서 경영자는 고용보다는 가급적 아웃소싱을 택하거나 비정규직 채용을 선호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강성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에서는 강력한 고용보호를 담은 단체협약이 노동법 위에 선다. 이런 단체협약 때문에 실질적인 해고가 거의 불가능한 일부 기업의 경우 배치전환을 통해 생산성 하락을 막으려 해도 노조의 반대에 부딪친다. 낮은 노동편성률→낮은 생산성→기업경쟁력 약화→노조의 추가적인 고용보호 요구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물론 청년층이다. 또 젊은이들의 숙련형성 기회 상실은 노동시장 양극화를 초래할 뿐 아니라 경제의 성장동력을 약화시키게 된다. 이제 우리 노동시장은 전통적인 노동법이 고려하지 않았던 '기업의 생존과 경쟁력'이란 요소를 중요한 가치로 인정해야 한다. 이는 약자로서의 근로자 보호에 치중했던 종래의 노동법이 달라져야 함을 의미한다. 채용 배치 해고에 관한 근로계약에 있어서도 생산성 요소가 중요시 되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이다. 청년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노동법 유연화가 시급하다. jmcho@s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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