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돌파,본격적인 초(超)고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국내 경제의 성장률 3%대 추락 경고가 잇따르는 등 하반기 경제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그동안 고유가 속에서도 물가안정을 떠받쳤던 환율 하락세가 상승세로 돌아설 조짐이어서 성장률 추락 속에 물가마저 불안해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졌다. 국제유가의 기준 역할을 하는 서부텍사스중질유(WTI) 8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0.7달러(1.2%) 오른 60.54달러를 기록,종가 기준으로 처음 60달러를 넘어섰다. 국내 원유 도입 물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전날보다 0.53달러(1.0%) 오른 53.79달러에 마감됐다. 이 같은 초고유가 파장은 국내 기업과 가계에 즉각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 초 두바이유 평균 도입 단가를 34달러로 전제한 가운데 올해 성장률을 4.0%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두바이유의 고공행진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올 5월 말까지의 평균 도입 단가만도 42.43달러로 한은 예상치를 24%가량 웃돌았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가 예상치보다 10% 상승하면 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5월 말까지의 평균 원유가격을 유지하더라도 성장률은 0.48%포인트 정도 하락,3.52%로 추락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이와 관련,스위스 바젤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결제은행(BIS) 연차총회에 참석 중인 박승 한은 총재는 "최근의 유가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성장률이 0.7%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고유가의 여파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포인트 더 높아지고,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9억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연구기관들도 국제유가 60달러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3.5% 성장도 힘들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미국의 리먼브러더스도 수출 실적 감소를 이유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4.6%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두바이유가 현 수준보다 낮아지지 않을 경우 연간 평균 도입 단가가 50달러에 육박해 작년 도입 물량(8억3000만배럴) 기준으로 125억달러의 추가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는 올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서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당초의 5%에서 4%대로 낮춰잡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동·정지영·김동윤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