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이 다시 한번 세계를 제패했다. 한국 양궁 대표팀은 25일 밤(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외곽 클럽 데 캄포 경기장에서 열린 43회 세계 양국선수권대회 남녀 개인 결승전(리커브)에서 금메달을 싹쓸이, 한국양궁의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 팀끼리 맞붙은 여자 결승전에서 아테네올림픽 개인전 은메달리스트인 이성진(전북도청)은 팀 후배 이특영(광주체고)를 막판까지 가는 접전 끝에 111-109로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성진이 세계대회 등 국제대회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기는 처음이다. '파워양궁'을 구사하는 이성진은 아테네올림픽 이후 슬럼프에 빠져 최근 열린 코리아국제양궁대회에서 8강 진출에도 실패하는 등 하향세를 보였으나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 그 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털어냈다. 1엔드를 28-27로 앞선 이성진은 2엔드에서 26점을 쏘며 이특영과 54-54로 타이를 이뤘다. 이성진은 3엔드에서 연속 9점을 쏴 9점과 10점을 쏜 이특영에게 리드를 내줬으나 마지막 발에서 10점을 잡아내며 8점에 그친 이특영에 82-81로 앞서 나갔다. 이성진은 마지막 4엔드에서 차분하게 10점 2발과 9점을 쏴 막판까지 추격하던 이특영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성진은 "아테네 올림픽 결승 때보다 더 떨렸다. 국제 대회 첫 금메달이여서 진짜 기쁘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특영은 비록 결승전에서 패해 은메달에 그쳤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깜짝 스타'가 아닌 한국 여자 양궁의 차세대를 책임질 적임자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이어 열린 남자 결승전에선 바르셀로나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정재헌(아이앤아이)이 일본의 모리야 류이치를 맞아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첫 세계대회 개인전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정재헌은 1엔드에서 8점 2발과 9점을 쏴 25-28로 밀린 뒤 2엔드에서도 9점 2발과 8점을 쏴 51-53으로 뒤졌다. 하지만 3엔드에서 정재헌이 차분하게 자신의 페이스를 찾은 반면 모리야가 6점과 7점 2발을 쏘는 등 흔들리면서 78-7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마지막 엔드에서 모리야가 10점 2발과 8점을 쏘며 맹추격에 나섰으나 정재헌은 우승을 확정지은 마지막 화살을 9점에 꽂으면서 1점차 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박성현(전북도청)은 3,4위전에서 이탈리아의 나탈리아 발레바를 꺾고 동메달을 차지, 한국이 금,은, 동메달을 싹쓸이했고 최원종(예천군청)도 남자 개인전 동메달을 차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