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2005그랑프리 세계대회에서 `숙적' 일본에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한국은 25일 일본 도쿄의 요요기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A조 예선 일본과의 경기에서 뒷심 부족으로 세트 스코어 0-3(24-26 14-25 18-25)으로 고배를 마셨다. 이로써 한국은 전날 브라질전 0-3 참패에 이어 2패째를 기록했다. 1만2천여명의 일본팬들이 압도적인 응원을 펼친 가운데 한국은 첫 세트 24-24까지 듀스까지 가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을 펼쳤으나 일본의 장신 센터 수기야마 사치고(14점)에게 속공과 터치아웃 플레이를 연속 허용, 24-26으로 내줬다. 기선권을 놓친 한국은 이후 2, 3세트에도 중반까지 대등한 게임을 펼치다 후반부 집중력이 떨어져 내리 두 세트를 빼앗겼다. 특히 일본의 단신(1m69) 레프트 수가야마 카오르(12점)의 시간차 공격을 한국 블로커들이 놓쳐 고비 때마다 무너진 게 뼈아팠다. 한국의 레프트 공격수 한유미가 왼쪽 무릎 부상에도 11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한 반면 센터 김세영(6점)과 정대영(5점)은 상대 블로커들에게 막힌 것도 아쉬웠다. 한국팀 주장 최광희는 "져서 아쉽지만 일본도 약점이 많다는 걸 발견한 경기였다. 착실히 준비해 다음 달 서울에서는 꼭 설욕하겠다"고 말했다. 26일 폴란드와의 마지막 경기를 남겨둔 한국은 2004아테네올림픽 때 3-0으로 꺾고도 리턴매치에서 패배를 안긴 일본과 7월 2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다시 맞붙는다. 한편 일본은 한국전 승리로 2연승을 달렸고 브라질도 3-0으로 꺾은 폴란드를 제물삼아 2승째를 거뒀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