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이 공식 발표된 24일 지방자치단체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한국전력 주택공사 토지공사 등 이른바 '빅5' 공공기관을 배정받은 지자체는 대체로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원하던 공공기관을 놓친 대다수 지자체들은 정부안을 마지못해 수용하지만 만족스럽지는 않다는 반응이다.



< 사진 : 24일 공공기관 지방 이전 확정 발표 이후 서울의 한 공기업 직원들이 관련기사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특히 공공기관을 빼앗기게 된 경기도 등 수도권 지자체는 지역경제 붕괴 등을 들먹이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큰 게 오니 '큰 만족'


가장 환영하는 곳은 역시 광주광역시.공공기관 중 최대 기관인 한국전력을 당초 희망했던 대로 유치했기 때문이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한국전력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상남도도 "도로공사보다 규모가 더 큰 주택공사가 배치된 것은 더 잘된 일"이라며 만족해했다.


토지공사 농촌진흥청 등 13개 기관을 배정받은 전라북도는 "낙후 전북에서 탈피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를 누르고 관광공사를 낚은 강원도도 "명분보다 실리를 얻었다"며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울산시는 한국전력 유치가 무산된 것이 아쉽지만 석유공사 등 지역산업과 연관성이 큰 기관의 이전에 대체로 만족한다는 분위기다.


◆원하던 게 아니라 '시큰둥'


전라남도는 유치를 희망한 주택공사 대신 농업기반공사가 온 데다 나머지 기관들도 기대에 못 미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전력 토지공사 등 대형 기관 유치에 실패한 부산시는 당초 '강력 반발'에서 '비판적 수용'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허남식 시장은 "금융 해양수산 등 지역 전략산업과 관련된 기관을 유치해 지역발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도 나타냈다.


국제교류재단 등 9개 기관만 배정받은 제주도는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표정이다.


대구·경상북도도 "아쉽지만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해녕 대구시장은 "강력하게 유치를 원했던 정보통신기능군의 경우 한국전산원만이 왔고,문화산업 관련 기관들이 전혀 배치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이의근 경북지사도 "정보통신기능군이 빠지고,농업혁신군이 배치돼 아쉽다"고 말했다.


충청북도도 토지공사 도로공사 등 대어급 기관을 다른 지자체에 빼앗긴 데 대해 '충북 홀대론'을 제기하며 반발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현재 천안과 경합 중인 호남고속철 분기역을 오송으로 결정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겠느냐며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다 가져가면 어떡해' 수도권 반발


176개 공공기관을 빼앗기게 된 서울과 경기도 인천시 등 수도권 지자체는 강력 반발했다.


한국전력 등 알짜 공공기관을 지방에 넘겨준 서울시는 "국가전체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며 "정치적인 이유로 접근하는 것 같아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토지공사 주택공사 등 굵직한 기관을 빼앗기게 된 경기도도 "세수 감소,지역상권 붕괴 등이 우려된다"며 비판했다.


인천시도 12개 기관 중 국립해양조사원 등 4개 기관을 빼앗기자 수도권이란 이유로 역차별만 당한다고 허탈해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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