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돈이 안돈다"-망국적 경제 동맥경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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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중에 돈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돈이 생산적인 부분으로 흐르지 않는 경제 동맥경화현상이 심각합니다. 한익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돈이 넘치고 있음에도 돈이 흐르지 않고 썩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은 돈이 더이상 필요치 않습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은행문이 닳도록 사정해도 자금을 지원받을 수 없습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투기 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부동산이 급등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은 바로 이처럼 돈이 갈곳을 잃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연구본부장은 "외환위기이후 저금리기조가 유지되면서 30%에 달하던 금리가 5%이하로 떨어졌다. 그때부터 우리나라에는 과잉유동성이라는 새로운 경제복병이 등장했다"고 말했습니다.
2001년 벤처버블, 2003년 연쇄 카드부실사태등은 과잉유동성이라는 고질병이 벤처나 카드형태로 표출됐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과잉유동성이 해소되지 않는 이유를 산업과 금융이 따로 놀고 있기때문이라고 판단합니다.
대기업들의 경우 사내 유보금이 사상 최대에 달할 정도여서 금융에서 산업계에 돈을 지원해주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반면 정작 돈이 필요한 벤처 중소기업들은 은행권의 글로벌 스탠다드 대출 기준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계 3대신용평가사인 피치사는 돈이 안도는 다른 의견을 제시합니다. 인력시장의 경직성이 대기업들이 비정규직 비율을 높이도록 만들고 있고 이러한 현상이 고용불안과 취업난을 낳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덕수 재정경제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규제개혁을 통해서 산업현장, 간접금융이나 증시등 생산적인 부분으로 돈이 흐르도록하는 정책을 쓰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인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로 과잉유동성문제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고 뿌리가 깊기 때문입니다.
과잉유동성 문제는 삼성, LG와 그 거래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큰 기형적인 산업 양극화현상, 저금리 정책 기조, 부동산불패라는 투기현상, 따로 가고 있는 금융과 산업등과 맞물려 한국경제의 앞날을 암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한익재기자 ij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