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슬럼프에 빠진 외국인 타자 킷 펠로우(32)의 슬럼프를 둘러싸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롯데는 5번에 포진해 공격의 엔진 역할을 하던 펠로우의 방망이가 6월 들어 거짓말처럼 식어버림에 따라 3번 라이온과 4번 이대호의 방망이도 덩달아 침체된 양상. 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에이전트를 통해 선수를 수입하는 롯데의 특성상 기량이 더 뛰어난 선수를 영입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 때문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지난 22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한화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교체할만한 선수들의 리스트를 훝어보고 있지만 더 못한 선수가 들어올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롯데는 지난 시즌 빠른 발로 기동력에 힘을 보태던 김주찬이 공익근무요원으로 군에 입대했고 정수근의 발도 예전같지 않아 거포의 '한방'에 기대를 많이 걸고 있는 팀. 양 감독은 "작년보다 올해 성적이 더 낫지만 돌아보면 (기동력이 좋았던) 작년이 경기를 운영하기에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며 "펠로우가 빵빵 쳐주면 경기가 잘 풀린텐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 4월말 펠로우가 입단한 뒤 한달 가량은 펠로우의 홈런포, 그리고 펠로우 덕에 견제가 풀린 이대호까지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상승세를 즐기기도 했었다. 펠로우의 슬럼프 원인은 상대 투수들이 약점을 간파했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는 지적이 다수다. 이날 경기의 적장 김인식 한화 감독이 "펠로우처럼 약점이 뚜렷한 선수는 보기가 드물다"고 말할 정도. 양상문 감독은 일단 시간을 두고 펠로우를 믿어본다는 입장이다. 양 감독은 "첫 한달 동안 잘 때린 것은 다 실력이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며 "수비할 때나 몸에 맞는 볼을 피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정신력은 살아있다.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니 되살아날 지 기다려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그렇지 않으면 7월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여 펠로우는 오는 한 달간 시험을 보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펠로우는 지난 6일 현대전에서 홈런을 날린 뒤 이날 0-8로 뒤진 7회 솔로포를 터뜨렸다. 오랜 침묵을 깬 이날 홈런포가 슬럼프 탈출의 신호탄으로 평가될지 우연히 걸린 한방에 지나지 않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전=연합뉴스) 장재은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