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성직자와 군부의 지지를 등에 업은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49) 전 테헤란 시장이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 예상을 깨고 2위를 차지, 24일 결선투표 역시 예측불허의 접전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20일 아흐마디네자드를 지지하는 조직적이고 열정적인 대중운동이 나타나고 있다며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70) 전 대통령보다 실질적인 공약을 내세우는 아흐마디네자드의 힘이 결선투표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對) 서방 유대 강화와 현 정부의 개혁노선 유지 등을 내세운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은 선거 전 손쉽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이란 병을 해결할 수 없다며 맞선 아흐마디네자드에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데 그쳤다. 정치분석가 마흐무드 알리네자드는 "사람들 사이에 아흐마디네자드에 대한 각성이 일고 있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정치지도자를 만들어내고 있고 의회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미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것은 파시즘 같은 이상을 주는 강력한 대중운동이고 평등주의와 반(反) 자본주의, 반 제국주의 구호를 가지고 있다"며 "이들은 또한 군대 같은 규율로 조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선봉을 맡았던 바시지 민병대 출신들이 이 부대 교관 출신인 아흐마디네자드에게 대거 지지표를 던진 것이 그의 1차 투표 선전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분석가는 "내가 들은 바로는, 갑자기 어떤 사람들로부터 '그에게 투표하라'는 지시들이 내려졌다"며 결선투표 결과는 훨씬 예측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흐마디네자드 선거진영에서는 바시지 민병대 같은 특정단체가 아흐마디네자드에 대해 지지를 표하지 않았다며 '파시즘' 비난을 일축했다. 바시지 민병대인 모셴 파라지(25)는 "8년 전 개혁파인 하타미 대통령이 이룬 것과 같은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변화의 물결이 오고 있고 사람들은 아흐마디네자드를 원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라프산자니측의 전략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24년만에 첫 비 성직자 대통령인 아흐마디네자드가 성직자들의 호감을 사기 위해 대대적인 숙청을 할 것이라는 우려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란의 양대 개혁파 언론인 일간 에크발과 아프탑-에-야즈드가 대선 탈락 직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난하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개혁파 후보의 편지를 공개한 직후 발간이 정지됐다고 언론인들이 전했다. 그러나 이란 최고 권력기구인 혁명위원회는 부정의혹이 제기된 투표함 100개에 대해 재개표를 했으나 이전 결과와 차이가 없었다고 부정의혹을 일축했다. (테헤란 로이터ㆍAFP=연합뉴스)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