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SK주식 매각수순 밟나 ‥ 'SK 경영참여 포기' 전격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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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자산운용이 20일 SK㈜에 대한 지분투자 목적을 경영참여에서 단순투자로 전격 변경함에 따라 그 배경과 주가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버린은 일단 투자목적 변경에 대해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소버린의 홍보대행사인 엑세스커뮤니케이션의 박희정 프로젝트 매니저는 "이번 투자목적 변경과 관련해 소버린으로부터 사전에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며 "현재로선 공시된 내용 외에는 구체적으로 언급할 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선 소버린이 SK㈜에 대한 경영참여를 사실상 포기하고 지분 매각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버린은 지난 2003년 임원 교체 실패에 이어 지난해에도 최태원 SK㈜ 회장의 퇴진을 관철시키는 데 실패했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소버린이 최근 두 차례의 경영권 분쟁 결과 자신들만의 힘으로는 SK㈜ 경영진을 바꿀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진균 대우증권 연구원도 "소버린의 이번 투자목적 변경은 보유지분을 팔기 위한 수순으로 시세차익이 주된 목적이 됐다는 걸 의미한다"며 "언제라도 가격만 맞으면 보유지분을 내다팔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버린이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한다면 이날 종가(5만6400원) 기준으로 약 9000억원의 차익을 남길 수 있게 된다.
소버린은 지난 2003년 3월 말부터 4월 초순까지 SK㈜ 지분 1902만8000주(14.82%)를 주당 9292원씩 모두 1768억원에 매입,현재 보유주식 평가액이 1조731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소버린 입장에선 장내에서 SK㈜ 지분을 팔 경우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따라서 소버린이 주식을 처분한다면 장외매각을 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각에선 소버린이 이미 장외에서 주식을 넘길 상대방을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SK㈜측은 소버린의 그린메일(회사측에 비싼 가격으로 보유지분을 매각하는 것)에는 일절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소버린이 장내매각을 하든,장외매각을 하든 이번 투자목적 변경은 SK㈜ 주가에는 중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인수·합병(M&A) 프리미엄이 사라졌다는 점에서다.
한편 소버린이 또 다시 지분투자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꿀 가능성도 현재로선 완전 배제할 수 없다.
현행 증권거래법상 5% 이상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언제든지 지분투자 목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