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제품값 다시 치솟는다 .. 국제유가 한때 배럴당 60달러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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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제품 가공업체들이 국제 유가 급등으로 원료 값이 다시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대표적 기초유분인 에틸렌 가격이 지난 한 주일 동안 20% 가까이 폭등하자 '지난해 원자재난이 다시 재현되는 게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초부터 폭락세를 거듭하던 에틸렌 가격은 6월 첫째주 t당 680달러에서 지난주 810달러로 껑충 뛰어올랐다.
2개월 만의 반등치고는 상승폭이 매우 크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가격 반등의 원인은 6∼9월 전통적인 유화업계 성수기로 접어든 데다 유가마저 큰 폭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태국 에틸렌 생산 업체들이 가뭄에 따른 공업용수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가격 급등에 불을 지피고 있다.
t당 700달러대를 유지하던 파라자일렌(PX) 가격도 6월 들어 800달러대로 들어섰으며 t당 800달러대로 떨어졌던 스티렌모노머(SM) 가격도 한 달 만에 1000달러대를 되찾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분기 원료가의 추가하락을 기대해 구매를 늦추던 중국 섬유 및 플라스틱 가공업체들이 원료 재고가 바닥나자 대거 원료를 사들이고 있어 PX SM 등의 중간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섬유 및 플라스틱 가공업체들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지난 두 달여간의 가격폭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유화업체들이 당장 내달부터 가격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오른 가격을 곧바로 내수 제품가격에 반영할지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국제가격이 계속 오르면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선 피복을 생산하는 한 플라스틱 가공업체 사장은 "지난해 원료가격 폭등으로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다가 올해 초 겨우 안정을 되찾았는데 다시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걱정"이라며 "가격상승 추세가 장기화될지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헌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연말 수출시즌에 대비해 중국 가공업체들이 원자재 확보에 대거 나선 상태"라며 "적어도 9월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유화업계의 활황은 중국 업체의 공급확대로 올해 초 꼭지점을 찍었다고 봐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