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골잡이' 박주영(20.FC 서울)이 다시 한번 한국 축구를 '기사회생'시켰다.


마치 지난 3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과 똑같은 상황이 박주영(FC 서울)의 발끝에서 재현됐다.


박주영은 패색이 짙던 후반 44분 백지훈이 유도한 프리킥을 아크 정면 쪽에서 절묘한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렸다.


지난 3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터트린 동점골과 똑같은 시간대에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건져 올린 것.

박주영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인저리타임 때 박주영이 아크 오른쪽에서 강하게 날린 슛이 골키퍼의 손에 맞고 골영역 오른쪽으로 흐르자 달려들던 백지훈(FC 서울)이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강력한 왼발슛으로 역전골을 넣었다.



역전골 역시 박주영이 나이지리아의 수비수 3명을 따돌리고 순간적으로 슛을 날렸던 게 백지훈의 슛으로 이어질 수 있는 디딤돌이 됐다.


이날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박주영은 '본프레레호' 원정의 피로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전후반 동안 날렵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박성화 감독의 아쉬움을 자아 냈다.


특히 후반 2분 안태은이 유도한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선 박주영은 동점골에 대한 기대가 중압감으로 다가왔는지 볼이 골키퍼 발끝에 걸리는 불운까지 겹치고 말았다.


하지만 박주영의 골에 대한 의지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종료 직전 수비수와 공중볼을 다투다 왼쪽 팔이 빠지는 부상을 입었지만 간단한 응급조치만 받고 경기를 이어나간 박주영은 후반 44분 백지훈이 유도한 프리킥을 동점골로 연결시키며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마치 지난 3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정경호(광주)의 패스를 이어받아 터트린 동점골을 재현해 낸 것.

팔이 빠지는 부상을 견뎌내고 골에 대한 투지를 발휘한 박주영은 결국 백지훈의 역전골을 이끌어 낸 마지막 오른발 슛까지 연결할 수 있게 만들었다.


박주영은 "첫 실점 이후 우리가 하려는 플레이가 잘 맞아 들어갔다"며 "앞으로 골찬스에 대한 집중력을 많이 높여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프리킥은 항상 자신 있었다"며 "페널티킥 이후 기분이 좋지 않았는 데 동료들이 도와줘서 골로 연결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에멘=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