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개성' 6개월] 北근로자 꼼꼼 ‥ 불량률 크게 줄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리빙아트의 개성산 냄비 생산으로 시작된 '메이드 인 개성'시대가 15일로 6개월을 맞는다.
개성공단사업은 그동안 북핵문제 등 대외적인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시범단지 입주업체들이 잇따라 생산에 들어가고 1단계 단지 조성공사가 예정대로 이뤄지는 등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사업 초기 800여명에 불과했던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수는 최근 3000명을 넘어섰다. 지난 3월 남측으로부터 1만5000㎾의 전기공급이 시작되면서 입주업체들의 전력난도 해소됐고 북측 근로자들도 남한 생산시스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그러나 통신 등 인프라 구축 지연과 초기투자비 증가 등으로 시범단지 입주업체들의 준공이 연기되고 1단계 1차 분양공고가 계속 미뤄지는 등 당초 계획에 비해 사업 진척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 또 전략물자 반출입,개성산제품 원산지표기 문제,통행 통관절차 간소화 등 개성공단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시범단지업체 현황
15개 시범단지 입주업체 가운데 리빙아트와 신원 에스제이테크 삼덕통상 등 4개 업체가 공장을 가동 중이다. 리빙아트는 현재 270명의 북측 근로자들이 생산하는 제품을 롯데백화점 등을 통해 특별판매 형식으로 팔고 있으며 지난달 초 5만7000달러어치의 제품을 멕시코에 수출하기도 했다.
신원은 281명의 북측 근로자들을 고용,원피스 등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국내 매장에서 개성산 의류를 판매 중이며 생산량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330명을 채용한 삼덕통상은 이달 말부터 개성에서 만든 신발을 본격 판매할 예정이다.
로만손 등 8개 업체는 현재 공장을 건설 중이다. 로만손이 다음달 7일 준공식을 가지며 나머지 업체들도 8월 말까지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티에스정밀 용인전자 제씨콤 등 3개 업체는 아직까지 착공도 못한 상태다.
◆북한 근로자 만족,통신·통관 불편
시범단지에는 현재 7개 업체가 1500여명의 북한근로자를 채용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북한근로자들의 수준이나 학습열의,기술습득 등에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 신원 관계자는 "280여명의 북측 근로자들이 대부분 봉제공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기술 습득이 빠르고 일에 대한 열정도 상당하다"며 "기술숙련도가 목표치인 남측 숙련공의 70%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리빙아트 관계자도 "북측 노동자들이 서툴러 초기에는 불량품이 많이 나왔지만 최근 들어 숙련도가 높아지면서 생산 속도가 계획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전했다.
입주업체들은 그러나 복잡한 통행 및 통관절차,비싼 통신요금 등으로 정상적인 기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스제이테크 관계자는 "평균 3일 이상 걸리는 통행 및 통관절차 때문에 물류비용이 많이 들고 적절한 시간에 기술자와 자재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1단계 1차 분양 하반기 실시
현대아산은 약 1500명의 북한 근로자를 고용해 1단계 100만평 개성공단 본단지 공사를 하고 있다. 김철순 현대아산 개성사업총괄본부장은 "현재 부지 조성은 70%,구조물 공사는 15%가량 완료됐다"며 "2007년 말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아산과 토지공사는 1단계 100만평 중 1차 5만평에 대해 의류 신발 등 노동집약적인 업종을 위주로 하반기에 약 25개 업체에 분양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연되고 있는 직통전화 개설도 7월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