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스티브 맥퀸은 휴가를 받지 않고 탈영했다가 영창 신세가 됐다', `클라크 게이블은 전속 카메라맨까지 데리고 징집됐다'. 미 국립문서보관서가 지난 10일 유명인 150명의 군 복무 기록을 공개함으로써 미국 스타들의 병영생활이 상세히 드러났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2일 보도했다. `로큰롤의 제왕'인 엘비스 프레슬리가 지난 1958년 육군에 입대하자 `슈퍼스타는 특별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팬들의 민원 때문에 육군은 골치를 앓았다. 한 여성팬은 당시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부인에게 편지를 보내 "제발 엘비스를 돌려달라고 남편에게 말해주세요. 우리 모두를 웃게 만드는 그가 필요합니다"라고 간청했다. 그러나 육군은 공정했다. 군은 그가 조기 제대할 것이라는 소문을 일축했다. 이듬해 육군 메모는 엘비스 프레슬리 팬들의 청원을 거론하면서도 "프레슬리를 우러러 보고 모방하는 많은 10대 청소년들은 훗날 군생활에서도 그의 본보기를 따를 것"이라고 기록했다. 배우 헨리 폰더는 1940년 영화 `분노의 포도'에 출연하고 2년 뒤, 37세의 나이로 해군에 입대해 그 해 5편, 이듬해 2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폰더는 1947년 동성 무공훈장을 받았는데 영화 덕분이 아니라, 2차 세계대전 중 지적인 장교로서 태평양에서 일본군 공격 계획 수립에 공헌한 공로였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클라크 게이블은 비행기 사고로 아내를 잃은 6개월 뒤인 1942년 41세의 나이로 육군 항공대에 자원 입대했다. 그는 군에서도 `영화 전문가'로 대접받으면서 주급으로 7천500달러를 받았다. 그의 전속 카메라맨도 덩달아 함께 징집됐다. 게이블의 군 활약상을 촬영해 다양한 군 홍보영화를 제작하려는 육군의 의도였다. 영화 `대탈주'에서 탈영을 감행하는 반항적인 죄수로 등장했던 스티브 맥퀸은 군에서도 휴가받지 않고 기지를 벗어났다가 영창 30일과 벌금 90달러의 벌을 받았다. 맥퀸은 17세에 해병대에 입대, 운전병과 기계공으로 복무했는데, 이것이 평생 오토바이와 자동차 종류를 애호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았다. 맥퀸은 또 훈련 중 해병대 동료 5명을 구조해 상을 받기도 했다. 이 문서는 이밖에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영화배우 험프리 보가트, 작가 잭 케루액, 권투선수 조 루이스, 야구선수 재키 로빈슨의 기록도 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