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과 대형투신사 등 기관투자가들과 연계해 벤처펀드에 투자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 중소기업 투자 모태조합 투자관리기관 초대 대표로 선임된 권성철 사장(56)은 9일 "그동안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벤처투자라고 하면 '찬밥' 대우를 받던 게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권 사장은 "이는 높은 위험에 상응하는 대가를 얻지 못하거나 오히려 위험없이 '대박'이 가능했던 과거 벤처시장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며 "모태펀드가 투자한 조합이라면 기관투자가들이 앞다퉈 참여하고 싶어하도록 투자관행을 바로 잡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 사장은 공공기관이라는 제약을 넘어 공공성 못지 않게 수익성을 따질 방침이다. 그는 "초기기업 투자의 핵심은 결국 돈이 되는지 여부"라며 "결국 우리가 투자하는 자펀드(벤처캐피털)들이 얼마나 성실하게 발품을 팔아 투자기업에 대한 자료를 확보,우리를 납득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모태조합 투자관리기관은 자금을 맡긴 벤처캐피털들의 투자시스템을 정기적으로 감독하고 실적평가 등 사후관리를 할 계획이다. 권 사장은 또한 "예전처럼 이것저것 다하는 벤처캐피털들은 더이상 자금을 출자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애니메이션 통신 같이 특정분야에 전문화됐거나 '일을 제대로 한다'는 평판을 가진 벤처캐피털에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중소기업청의 창투사 평가자료 외 벤처기업협회 등이 취합한 자료를 검토해 운용사 및 투자회사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내릴 방침이다. 권사장이 대표를 맡은 중소기업 투자 모태조합 투자관리기관은 벤처캐피털이 만드는 창업투자조합(벤처펀드) 등에 출자하는 기관으로 펀드 규모는 1조원으로 예정하고 있다. 권 사장은 증권 및 금융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다. 서울대 경영학과 및 경영대학원,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재무학박사를 받은 권 사장은 메릴린치증권,고려증권,현대증권을 거쳐 2003년 한국투자신탁증권 상임고문으로 입사,같은해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로 취임했다. 재직 당시 만든 펀드로 지금까지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인 '거꾸로펀드''가치주펀드' 등이 있다. 글=임상택·사진=강은구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