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혼란스러운 국내외 경제전망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9일 유가증권시장은 지수선물,개별주식옵션, 옵션의 동시 만기일인 `트리플 위칭데이'를 맞아 매물부담이 커진 가운데 향후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소비자 기대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했으나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대비 큰 변화 없이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오후 1시35분 현재 전날보다 4.20포인트 하락한 972.02를 기록, 지난 2일 이후 5일 연속 970선을 지키고 있다. 이런 증시흐름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에 미달할 가능성이 크고 내수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등 최근 국내의 어려운 경제상황과는 다른 흐름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향후 경기에 대한 확인작업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콜금리를 다시 동결키로 결정, 시중 자금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져 유동성 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동성의 힘에 악재 꼬리내려 국내 증시는 풍부한 유동성에 그동안 저평가 됐다는 인식이 가세해 당분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개인은 지난 24일간의 순매도를 끝마치고 순매수로 돌아선 분위기며 기관은 개인들의 적립식 펀드 등 간접투자자금의 유입으로 증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개인은 현재 458억원을 순매수하고 있으며 적립식펀드는 올해들어 매달 증가세를 지속, 이달초 7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은 이에 따라 지난 3개월간 투신사와 보험사를 중심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조2천732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지난달 30일 이후 6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는 등 매수세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전망 지수가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유동성 보강으로 내수 관련주인 은행, 홈쇼핑, 건설주 등의 주가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대우증권 김정섭 연구위원은 "유동성의 힘이 펀더멘털보다 우세한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펀더멘털이 확인되지 않아 올라가는 폭이 가파르지 않지만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증시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과 미국 금리인상 여부가 더 큰 관심사이며 국내의 소비자전망에는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면서 "콜금리도 예상대로 동결됐기 때문에 증시에는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펀터멘털 확인후 재상승 전망 현재의 유동성 장세는 펀더멘털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향후 1~2개월 안에 한차례 바닥을 친후 재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이 계속 강세를 보이는 과정에서 생긴 차익매물이 소화되면서 한차례 주춤하겠지만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향후 주가는 펀더멘털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오름세가 주춤하거나 올라가는 폭이 가파르지 않겠지만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천대중 선임연구원은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이인 베이시스가 얼마나 더 오를지가 변수"라고 전제하고 "베이시스가 선물가격이 현물가보다 높은 콘탱고를 유지하면 매물이 적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매도세가 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5월 소비자전망이 안좋은 것은 악재가 해소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면서 "향후 경기추이를 좀 더 확인하자는 심리가 있어 향후 1~2개월 안에 바닥을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향후 경기 전망이 그리 부정적이지 않다는 점도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통계청의 소비자기대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한 것과 관련, "소비자들이 연초에 가졌던 과도한 경기 회복 기대를 조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소비자기대지수의 하락이 소비 회복의 무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기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