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터진 아름다운 발의 축포'


'아름다운 청년' 박지성(24.에인트호벤)이 본프레레호 데뷔골을 작렬하며 독일행 축포에 대미를 장식했다.


박지성은 9일 새벽 쿠웨이트시티 카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A조 최종예선 5차전에서 후반 16분 팀 승리에 디딤돌을 놓는 4번째 골을 작렬하며 본프레레호의 독일행 티켓 확보를 자축했다.


특히 박지성이 기록한 본프레레호 '마수걸이골'은 지난 2002년 박지성이 포르투갈을 격침시킨 결승골을 연상시키는 그림 같은 골.


포르투갈전에서 골맛을 본 뒤 3년 가까이 대표팀에서 '노골'의 속앓이를 하다가 어렵게 얻어낸 골이라서 기쁨은 두 배가 됐다.


당시 박지성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포르투갈의 미드필더 콘세이상을 제치고 볼을 트래핑,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그물을 출렁이며 한국의 16강행을 결정지은 바 있었다.


전반 초반에 다소 몸이 덜 풀린듯 움직임이 밋밋했던 박지성은 전반 중반 이후 특유의 빠른 발과 다이내믹한 몸동작으로 상대 수비수를 농락하며 한국 공격을 조율해 나갔다.


도우미로서 강철체력을 과시하던 박지성이 가장 빛나던 순간은 후반 16분.


박지성은 빠른 발을 이용해 상대 오른쪽 진영을 돌파 수비수 한 명을 가볍게 제치고 페널티지역 오른쪽 구석에서 중앙에 있던 이동국에게 패스하는 듯 하다가 골키퍼를 속이고 오른발로 슈팅, 반대쪽 네트를 갈랐다.


더욱이 이날 골은 지난 2002년 포르투갈전에서 골을 넣었던 위치마저 비슷해 당시 골을 기억하고 있던 국내 축구팬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더해줬다.


최근 잉글랜드 명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부터 공식적인 이적 제의를 받은 박지성은 이날 자신의 이름에 걸맞은 움직임으로 국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


특히 네티즌들로부터 '굳은살로 가득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발'이란 찬사를 받으며 최근 '발'로 화제의 주인공이 된 박지성은 그 굳은살 가득한 발로 가장 아름다운 슛을 터뜨리며 본프레레호 마수걸이 골의 큰 그림을 완성했다.


박지성은 "3년만의 A매치 골이어서 너무 기분이 좋다. 월드컵 본선에 힘들게 진출했고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하는 게 부담이지만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건에 대해 "지금부터 신중하게 생각해 결정하겠다"며 "히딩크 감독과는 아직까지 만날 약속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귀국한 뒤 약속이 잡히면 조만간 네덜란드로 돌아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쿠웨이트시티=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