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 회장은 1999년 10월 한국을 떠난 이후 주로 베트남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나 호찌민에서 김 회장을 목격했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데다 대우측 인사들도 굳이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프랑스는 김 회장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나라기 때문에 유난히 자주 찾았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은 프랑스 여권을 갖고 있다. 김 회장의 베트남 행적에 대해선 설이 엇갈린다. 대우 사람들은 그가 베트남의 신도시 건설사업에 부분적으로 참여하며 나름대로 사업감각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현지에 진출한 국내 건설업체 관계자들의 얘기는 다르다. 대우건설뿐만 아니라 삼성 GS 포스코 코오롱 동일 대원 등이 폭넓게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회장이 활동할 공간이 거의 없고 그의 역할을 바라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김 회장이 컨설팅을 하고 있다면 자신을 보호해 주고 있는 베트남 정부 고위 관료들에게 베트남 경제개발에 대한 나름대로의 마스터플랜을 제공하고,친분을 맺어 두었던 세계 각국의 정부 관계자 및 기업인들을 연결시켜 주는 일을 해 왔을 것으로 예상된다. 석진강 변호사는 김 회장의 건강 상태를 "한마디로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라고 전했다. 해외로 출국하기 1년전인 1998년 만성경막하혈종으로 뇌수술을 받았고 그 몇년 전에는 위암수술도 받았다는 것. 당시 그룹 사정이 어려워져 위암 수술받은 사실은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해외로 나간 뒤로는 동맥경화와 협심증 때문에 한동안 고생을 했다. 근래 김 회장을 가장 괴롭혔던 질병은 장(腸)협착증이었다. 위 절제수술의 후유증이었다. 김 회장은 이것 때문에 수차례 병원에 실려갔으며 죽을 고비를 넘긴 적도 있다. 하노이(베트남)=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