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표준협회는 지난 3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식스시그마 창시자인 마이클 해리 박사(미국 식스시그마경영연구원 원장)와 이용경 KT 사장이 참여하는‘식스시그마 원격좌담회’를 열었다.좌담회는 오는 15,16일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리는‘제 6회 식스시그마 메가컨퍼런스’에 앞서 식스시그마 창시자와 실천기업 최고경영자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했다. 해리 박사는 좌담회에서“1세대와 2세대 식스시그마가 결함축소 또는 비용절감에 중점을 뒀다면 3세대 식스시그마에서는 가치창출을 중시한다”고 강조했다.이 사장은“KT는 2003년 1월 식스시그마 도입 초기부터 전문가를 육성해 조직에 변화와 혁신의 유전자(DNA)를 심어왔다”며“매년 두 차례‘KT그룹 식스시그마 엑스포’를 열어 식스시그마 성과를 전사적으로 공유한다”고 소개했다.안병진 건국대 교수(응용통계학과)의 사회로 열린 해리 박사와 이 사장의 좌담회 내용을 정리한다. ○사회= KT의 식스시그마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통신 서비스 부문에서 식스시그마를 정착시킨 사례는 해외에도 없습니다. 식스시그마 도입의 계기와 성공요인은 무엇입니까. ○이 사장=민영화 직후인 2003년부터 공기업 체질을 바꾸기 위해 임직원의 사고방식과 행동방식 변화,프로세스의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식스시그마를 추진했습니다. 추진과정에서 컨설팅회사와 서로 도와가며 긴밀히 협조한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봅니다. ○사회=한국의 식스시그마 경영혁신 활동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해리 박사=포스코의 경영활동을 보면 ICRA운동이 있습니다. 이는 혁신(Innovation)·형상화(Configuration)·실현(Realization)·감소(Attenuation) 등 4단계 프로세스를 말합니다. 모든 활동은 혁신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한국의 강점은 KT나 포스코처럼 강한 리더십을 갖고 원칙에 따라 혁신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이것이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혁신의 방법이 요리법처럼 책에 있는 내용을 따라 하기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원칙에 충실한다는 것이 장점이면서 단점이기도 합니다. ○사회=식스시그마 활동에 있어서 챔피언(임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변화에 소극적인 일부 챔피언이 적극적일 수 있도록 선도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이 사장=역할모델(Role Model)입니다. 챔피언에게 역할을 주고 시험을 통해 평가와 인증과정을 거치도록 했습니다. 임원 12명을 혁신특사로 선발해 변화경영을 전파하는 역할을 맡겼습니다. 임직원은 변화의 대상이 아니라 변화의 주체라는 점도 끊임없이 강조했고요. ○사회=3세대 식스시그마가 1세대·2세대와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해리 박사=1,2,3세대 식스시그마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1980년대 모토로라는 불량률 축소를 목적으로 식스시그마를 도입했지요. 이는 결함축소로 인한 품질향상이 고객만족과 매출증가로 이어지는 모델이었습니다. 2세대는 비용축소에 목적을 뒀습니다. 비용을 줄이면 결함이 자연스럽게 축소됩니다. 3세대는 가치창출에 중점을 둡니다. 고객과 회사가 함께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죠.ICRA와 연계해 1∼4단계 혁신운동을 하면서 성장에 필요한 것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래야 고객가치와 기업가치가 높아집니다. ○사회=기업이 지속적인 생존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의 DNA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에 이런 DNA를 심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요. ○이 사장=변화와 혁신의 생활화는 한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치밀한 계획과 로드맵에 따라 이뤄져야 합니다. 세가지 방침이 있는 데 위에서부터 아래로,세부적인 내용을 반복해서 체질화하고,변화와 혁신이 회사와 임직원을 위한 것이라는 신뢰를 심어줘야 합니다. ○사회=KT는 식스시그마 성과를 유지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이 사장=성과가 나왔을 때 이를 공유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매년 두 차례 'KT그룹 식스시그마 엑스포'를 엽니다. 전국에 유사한 조직이 400여개가 흩어져 있는데 한 곳에서 성공한 것을 다른 곳에 반복적으로 적용함으로써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사회=해리 박사는 세계 유수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식스시그마를 전파해왔습니다. 식스시그마를 추진해 보다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비법이 있으면 알려주십시요. ○해리 박사=비법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성과요소 몇가지를 얘기하자면 먼저 최고경영자(CEO)에서 말단까지 최고의 인재로 구성해야 합니다. 성과와 보상을 연계해야 하고 끊임없이 독려해야 합니다. 측정이 있어야 개선도 있기 때문에 측정능력도 갖춰야 하죠. ○사회=KT는 식스시그마를 추진하면서 많은 인재를 양성했겠죠. ○이 사장=식스시그마는 경영기법이자 사람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매스터블랙벨트 블랙벨트 그린벨트 등 인증제도를 통해 3000여명의 인재를 육성했습니다. 앞으로 1만5000명의 인력을 양성할 계획입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