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라는 이름은 위험을 회피하거나 방지한다는 뜻인 '헤지(hedge)'와 '펀드'가 합해져 만들어졌다. 당초 헤지펀드는 선물 옵션 등 다양한 파생상품을 이용,투자위험을 최소화하는 펀드를 의미했지만,지금은 '위험투자'의 대명사처럼 돼버렸다. 각종 첨단 투자기법으로 무장한 펀드매니저들이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목적으로 헤지수단인 금융상품을 투기대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운용되나 헤지펀드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뮤추얼펀드와는 달리 소수의 부유한 개인이나 기관투자가 등만을 대상으로 하는 폐쇄적인 사모펀드다. 통상 최소 투자금액은 100만달러다. 투자대상은 주식 채권 등의 현물과 선물,외환 파생금융상품 등 매우 다양하다. 뮤추얼펀드와 달리 투자대상이나 투자방식에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헤지펀드는 대부분 짧게는 3개월부터 길게는 3~5년까지 환매 제한기간을 둔다. 이 기간에는 투자자들이 투자자금 반환을 신청할 수 없다. 최근에는 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점차 투자기간이 장기화하고 펀드자체도 기업화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기업을 인수해 가치를 높인 다음 되파는 것을 주로 하는 사모투자회사(Private Equity Firm)나 이들이 조성한 사모투자펀드(Private Equity Fund)와의 경계도 점차 애매해지고 있다. ○급증하는 헤지펀드 헤지펀드 조사업체인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헤지펀드들이 관리하는 자금은 1조달러 안팎에 달해 15년새 무려 25배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뮤추얼펀드 투자자금이 8배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얼마나 인기가 높은지를 짐작할 수 있다. 헤지펀드 업체수도 현재 3300여개에 달해 6년 동안 74% 증가했다. 이들이 설정한 헤지펀드 수는 같은 기간 200% 정도 늘어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8000여개나 활동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수익률 경쟁이 워낙 치열해 지난해에만 270여개의 펀드가 없어졌다. 헤지펀드의 평균 생존기간은 3~4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헤지펀드 누가 움직이나 헤지펀드의 성공 여부는 거의 전적으로 펀드매니저의 능력에 달려 있다. 그런 만큼 펀드매니저들은 대부분 미국 아이비리그 내지 유럽 명문대 출신들이다. 대형 투자은행 등에서의 경력도 갖추고 있다. 현재 '잘나가는' 헤지펀드 매니저 중 상당수는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특히 미국 재무장관과 골드만삭스 회장을 지낸 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회장의 문하생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이들의 연봉은 실적에 따라 다르지만 월가의 톱 매니저들은 대략 연간 2000만~3000만달러를 벌어 들인다. 최근 CBS 마켓워치의 보도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헤지펀드 매니저는 ESL인베스트먼트의 회장 램퍼트로 지난해 무려 10억200만달러(1조원)의 돈을 벌었다. 헤지펀드계의 '대부'로 통하는 조지 소로스는 지난해 3억500만달러를 벌어 6위에 랭크됐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