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가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맹추격을 따돌리고 2위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4분기에 출시한 초슬림형 휴대폰인 '레이저폰'의 인기를 발판으로 실적이 크게 호전되면서 17년 만에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되는 등 신바람을 내고 있다. 세계적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2일 모토로라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a2'로 높였다. 무디스는 매출과 이익 증가세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조를 보이면서 부채비율이 줄어드는 등 현금 흐름이 크게 개선돼 17년 만에 신용등급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달 31일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높였다. 정보기술(IT) 리서치회사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모토로라의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에 13.9%에 그쳐 삼성전자(13.6%)에 추월될 뻔했지만,4분기에 레이저폰(모델명 MS 500)이 히트를 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모토로라는 4분기에 휴대폰 3180만대를 출하,점유율을 15.9%로 끌어 올려 삼성전자(10.6%)와의 격차를 다시 벌렸다. 가트너의 수석 애널리스트 벤 우드는 "레이저폰 시리즈가 호평을 받으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진 것이 실적 개선의 주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레이저폰은 지난 3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모바일뉴스 어워드 2005'에서 '가장 혁신적인 제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 들어서도 모토로라의 실적은 호조다. 지난 1분기 매출은 81억6000만달러,순이익은 6억9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7%와 47% 증가했다. 스트래티지 분석에 따르면 1분기 시장점유율은 16.7%로 올라 점유율을 14.2%로 높이며 맹추격한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2위 자리를 지켰다. 모토로라는 1분기 북미지역에서 1위를 고수한 데 이어 남미에선 1위 자리를 탈환하는 등 주요 시장에서 모두 큰 성과를 거뒀다. 이 회사 에드워드 잰더 회장은 "통신 중에 끊기지 않는 품질을 제공하고 혁신적인 신제품을 내놓은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자평했다. 모토로라는 올 2분기에 83억~86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토로라는 최근 대당 50달러 수준의 저가 휴대폰 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고가에서 저가에 이르는 폭넓은 시장공략을 통해 이익은 다소 줄더라도 시장점유율을 공격적으로 높이겠다는 전략"이라고 평가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